반도체 품은 광주 군 공항…공군 재배치 시계가 움직인다

군 공항 부지 공식 발표…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본격화
대규모 평탄화 부지 강점…예천 등 단계적 기능 분산 거론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지난 3일 광주 군공항을 방문해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전남광주특별시 제공

정부가 광주 군 공항 부지를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핵심 입지로 공식 발표하면서 사업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제 관심은 군 공항 이전 자체보다 공군 교육기능과 작전 기능을 어떤 방식으로 재배치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정부는 6일 광주 군 공항 부지를 반도체 집적단지, 클러스터 핵심 부지로 공식 발표했다. 앞서 발표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구상의 핵심 입지까지 공개되면서 지역 산업 지형을 바꿀 국가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 군 공항이 핵심 입지로 선정된 배경으로는 앞서 광주 CBS 노컷뉴스가 보도한 대로 대규모 평탄화 부지와 우수한 접근성, 산업 연계성이 꼽힌다. 군공항은 활주로와 계류장 등을 중심으로 넓은 면적이 이미 평탄화돼 있어 수백만㎡ 규모의 연속된 부지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 입지에 유리한 여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또한 KTX 광주송정역과 무안공항, 호남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을 이용하기 쉽고, 빛 그린 국가산업단지와 미래차 국가산업단지, AI 산업 기반 등과 연계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거론된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 요소인 전력과 용수 공급 여건 역시 주요 검토 요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광주 도심에 위치해 우수한 정주 여건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점도 다른 후보지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다만 군 공항 부지 활용이 공식화되면서 공군 기능 재배치라는 새로운 과제도 함께 떠올랐다. 반도체 생산공장인 팹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군 기능을 단계적으로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 안팎에서는 군 공항 전체 이전을 기다리기보다 탄약고 부지 등 개발이 가능한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공군 기능은 순차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광주 제1전투비행단은 TA-50을 활용한 전투기 입문과정인 LIFT(Lead-In Fighter Training)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고등비행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이 실전 전투기 배치에 앞서 전술 비행과 전환훈련을 받는 단계로, 공군 전투조종사 양성 체계의 핵심 과정 가운데 하나다.

군 안팎에서는 교육 기능 전체를 단기간에 다른 기지로 이전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부 기능은 기존 TA-50 운용 기지와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TA-50을 운용하는 예천 기지는 교육 기능 일부를 분담할 수 있는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기존 작전 임무와 기지 운영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모든 기능을 한 번에 이전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 기능 재배치는 단순히 항공기만 이동하는 문제가 아니다. 교관과 정비체계, 시뮬레이터, 교육시설, 비행 절차 등을 함께 구축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준비 기간과 단계적인 이전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 군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부가 광주 군 공항 부지를 반도체 클러스터 핵심 입지로 공식화하면서 이제 논의는 '군 공항 이전'에서 '공군 기능을 어떻게 재배치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 교육기능과 작전 기능을 조화롭게 재배치하는 방안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정부가 군 공항 부지를 공식 발표한 만큼 앞으로 논의의 초점은 이전 가능 여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공군 기능을 재배치할 것인지에 맞춰질 것"이라며 "공군 전력 유지와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단계적 재배치 로드맵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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