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여파로 인해 동남권 경제의 산업생산과 수출 등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영연구원이 6일 발표한 이란전쟁 여파와 동남권 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경제는 올해 2분기 이후 전쟁 영향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 충격에 취약한 'R.I.S.K' 산업 구조가 발목
지난 5월 동남권 제조업 생산은 석유화학·정제와 고무·플라스틱 등 석유 기반 산업이 부진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감소했다.수출물량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0%나 줄어들며 6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고용 시장도 얼어붙어 취업자 수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건설업의 감소세 속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원은 동남권이 전국 평균보다 전쟁 타격을 크게 받은 원인으로 중동 충격에 취약한 'R.I.S.K' 산업 구조를 꼽았다.
'R.I.S.K'는 정유·석유화학 산업 집적(Refining & Petrochemical Concentration),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Import Dependence on Middle Eastern Oil), 해운·항만 산업 발달(Shipping & Port Logistics Exposure), 핵심 수출산업 집적(Key Export-Oriented Industry Cluster)을 의미한다.
정유·석유화학 산업이 몰려있고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해운·항만 산업 발달과 핵심 수출산업 집적이라는 특성이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훼손된 공급망이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현상이 겹쳐 지역경제의 둔화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돌아봤다.
전국 성장궤도 복귀 시급…체질 개선해야 연착륙
보고서는 피해기업과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지자체와 유관기관, 금융회사의 신속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구조적 취약기업에는 사업전환 컨설팅과 세제 지원을 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에 이어 전국과 동남권 간의 성장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경제가 연평균 2% 성장한다고 가정할 때 동남권이 전국 평균 성장궤도에 복귀하려면 5년 안에 연평균 6.7%, 10년 안에는 연평균 4.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주력산업 고도화와 지식서비스업 육성, 친환경·AI 기반 첨단산업 확대로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충기 BNK경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남권 경제는 대외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전국보다 충격은 크게 받고 회복은 더딘 모습이 반복돼 왔다"며 "위기에 강한 산업 기반과 회복력이 높은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한 보다 과감하고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