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징금 심의 전 '美 압박' 변수…공정위 시험대

박종민 기자

쿠팡의 와우 회원 대상 쿠팡이츠 무료배달 혜택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미국발 압박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공정위 안팎에서는 쿠팡이 1400만 명 규모의 와우 회원 기반을 쿠팡이츠로 확장한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공정위가 조만간 전원회의에서 심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건 무료배달 혜택 자체가 아니라 쿠팡이 온라인 쇼핑과 유료 멤버십에서 확보한 고객 기반을 배달앱 시장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연합뉴스

와우 회원에게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배달 혜택을 함께 제공한 행위가 경쟁사업자의 고객 확보 기회를 제한했는지, 입점업체에 경쟁사와 같은 수준의 가격·혜택을 요구한 최혜대우 행위가 시장 경쟁을 왜곡했는지가 쟁점이다.

하지만 심의를 앞두고 미국에서 돌연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를 문제 삼는 주장이 나왔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실무진은 지난 1일 보고서에서 공정거래법 집행과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규제, 공공 클라우드 보안, 한미 FTA 문제 등을 근거로 한국 정부가 미국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격이 다른 법 집행과 정책 현안을 하나의 '미국 기업 차별' 프레임으로 묶어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이 보고서가 쿠팡 측 주장과 일부 미국 업계의 문제 제기를 크게 반영한 반면 규제기관의 법 집행 논리는 충분히 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백악관도 가세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현지시간 2일 한국 언론 질의에 "쿠팡이 이재명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쿠팡 주식 보유 사실도 드러났다. 미 정부윤리청 재산신고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운용사를 통해 쿠팡 주식을 18차례 사고팔았다. 공개 자료상 현재 최대 13만 달러, 우리 돈 약 2억 원 규모의 쿠팡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쪽 문제 제기는 공정위 심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재 결론이 나올 경우 미국이 이를 비관세 장벽이나 자국 기업 차별 문제로 재차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로서는 위법성 판단뿐 아니라 의결서의 법리와 절차적 정당성을 더 촘촘히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22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에서 활동한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기본적으로 외국 회사들은 안하무인"이라며 "쿠팡이 트럼프까지 등에 업었는데 공정위가 미국을 신경 쓰지 않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공정위는 외부 변수와 별개로 법과 증거에 따라 원칙대로 심의가 진행될 거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칙에 따라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외교당국은 미국 측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방침이다. 정무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그리고 국회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미국 정부와 상·하원 의원들에게 잘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