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대한방직 6조 원 개발지에 3년째 살아남은 맹꽁이

전북환경운동연합, 7개 지점서 맹꽁이 울음 확인
부지 내 서식지 조성 등 전주시에 설계 마련 촉구

전주 관광타워 복합개발사업 조감도(사진 왼쪽)와 맹꽁이. ㈜자광 제공, 자료사진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전북 전주 대한방직 터에서 3년 연속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의 서식을 확인했다며, 개발 과정에서 부지 내 대체서식지 조성 계획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일 저녁 전주시 효자동 대한방직 터 일대에서 맹꽁이 청음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천변과 마전교 사거리 인근, KBS·전북경찰청 주변, 전북도청 맞은편 등 모두 7개 지점에서 맹꽁이 울음소리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확인된 4개 지점보다 서식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환경단체는 개발이 지연된 사이 초지와 습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서식 환경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사업시행자인 자광은 2023년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성체 63마리와 새끼 544마리를 건지산 오송제 일대로 포획·이주시켰다. 그러나 이후에도 2024년과 2025년, 올해까지 3년 연속 같은 지역에서 맹꽁이가 확인되면서 대한방직 터가 여전히 핵심 서식지임을 보여준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했다.

맹꽁이 서식지.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환경운동연합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전북특별자치도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부지 내 신규 서식지를 조성하라'는 조건을 제시한 만큼, 전주시가 사업 승인 과정에서 경관녹지와 조경구역 등을 활용한 대체서식지 조성 계획을 설계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 땅의 주인이 인간뿐이 아님을 인정하고, 자연 그 자체에 인격에 준하는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의 관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공동대표도 "맹꽁이는 3년째 같은 자리에서 스스로 살아있음을 증명해 왔다"며 "전주시는 더 이상 포획과 이주라는 손쉬운 방법에 기대지 말고 대한방직 터 안에서 맹꽁이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설계 단계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 최대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대한방직 터에는 시행사 자광이 총사업비 약 6조 원을 투입해 470m 관광타워와 백화점·쇼핑몰, 호텔,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은 받았지만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착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금과 임대료 체납에 따른 불법점유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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