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이종화 목사, 이하 기장) 총회가 최근 불거진 고교 야구대회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 조롱 사태와 관련해 학생들의 잘못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합당한 징계를 촉구하는 한편, 이번 사안을 정치적 갈등과 지역 대립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기장 총회는 7일 '혐오와 조롱의 문화 엄정한 진상규명과 성숙한 회복을 기대한다'는 제목의 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이성구 목사) 명의 성명을 발표하고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과 광주 지역 비하 응원은 명백히 잘못된 언행"이라며 "엄정한 조사와 합당한 징계,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정치권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역감정과 진영 대립으로 비화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질타를 가했다. 기장은 "이미 역사적 평가가 이뤄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근거 없는 무지의 언사를 늘어놓거나, 배재고 앞에 놓인 조롱성 근조화환은 학생들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과는 무관하게 어른들의 정치적 이해와 혐오 정서를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또 다른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사자인 배재고와 광주제일고가 직접 만나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기장은 "실수와 상처가 있었지만 서로를 파괴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성숙하는 과정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향해 "이번 사건을 지역감정과 진영 대립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고 두 학교의 진상규명 과정을 차분히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교육 당국과 학교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한 민주주의 역사교육을 강화해 청소년들이 역사의 아픔을 놀이의 소재로 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에게는 진정한 반성을 통한 용서와 성장의 기회가, 피해 학생들에게는 위로와 회복의 과정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장은 끝으로 "하나님 나라의 정의는 가해자를 정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잘못을 뉘우친 이에게 회복의 길을 열어주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 완성된다"며 "이번 사안이 분열이 아닌 성숙으로 이어지기를 기도하며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에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상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지역을 비하하는 응원을 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배재고 측이 6일 광주일고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며 당사자 간 사태는 봉합되는 수순이지만, 정치권 일각과 온라인상에서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학교 앞에 조롱성 근조화환이 놓이는 등 갈등이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