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유예가 실효되는 형법 규정과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이유로 항소를 각하한 법원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판소원 사건이 모두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판단을 받게 됐다.
헌재는 7일 재판소원 사전심사를 맡는 지정재판부 평의를 거쳐 재판취소 헌법소원 2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모두 12건으로 늘었다.
이번에 회부된 사건 중 하나는 선고유예 실효 규정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재판소원이다. 선고유예 실효는 선고유예를 받은 사람이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됐을 때 미뤄뒀던 형을 선고하도록 한 형법 규정이다.
청구인 A씨는 2024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으로 벌금 7억원의 선고유예를 받았으나, 유예기간 중 별건의 업무상배임 사건으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이에 검사는 선고유예 실효를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벌금 7억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항고와 재항고를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되자 헌재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A씨는 "집행유예의 실효는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때'로 제한되는 반면, 선고유예는 범행 시기를 불문하고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기만 하면 실효돼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선고유예 기간 전에 저지른 범죄에 근거해서도 판결 확정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불이익을 입힐 수 있어 책임주의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돼 청구인의 평등권, 인간의 존엄의 가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해당 형법 조항에 대한 위헌소원이 이미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고 청구의 적법성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함께 회부된 또 다른 사건은 학교폭력 손해배상 소송에서 항소이유서를 법정 제출기간 내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가 각하된 사건이다.
청구인 B씨 등은 1심 패소 후 항소했지만 항소이유서를 제출기간 내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가 각하됐다. 이후 대법원에서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자 "법원의 결정 전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는데도 법원이 항소를 각하한 것은 재판청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재판소원을 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둘러싼 재판소원은 이미 4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 중이다. 이와 별도로 해당 민사소송법 조항 자체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 3건도 함께 심리되고 있다.
한편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지난 3월 12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324건의 재판취소 사건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12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고 1109건은 각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