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요구안 격차가 6차 수정안에 이르러 990원까지 좁혀졌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5차 수정안에 이어 6차 수정안까지 제시하며 심의를 이어갔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다만 노사 간 이견이 1천 원 이내로 줄어 다음 회의에는 최종 결판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임위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했다.
앞서 양측은 최초 요구안에서 1680원의 격차로 출발한 뒤 지난 11차 회의의 4차 수정안(노동계 1만 1700원, 경영계 1만 410원)에서 차이를 1290원까지 줄인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5차, 6차 수정안을 잇달아 제출하며 마침내 1천 원대 미만으로 격차를 좁혔다. 5차 수정안으로 노동계는 올해보다 11.4% 인상된 1만 1500원을, 경영계는 1.2% 오른 1만 440원을 냈다.
이어 제출된 6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 대비 550원 낮춘 1만 1450원(10.9% 인상)을,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 대비 140원 높인 1만 460원(1.4% 인상)을 제시했다. 6차 수정안을 기준으로 노사 요구안의 격차는 990원이다.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사용자위원들은 물가와 인건비 부담,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내세워 신중한 인상을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총괄전무는 "지난 10년간 최저임금은 79.7% 인상,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22.9% 인상됐다"며 "2018·2019년 인상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인력정책본부장은 "법정 시한이 지났다고 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선 안 된다"며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또 다른 취약계층인 영세 기업을 쥐어짜는 것이 제도의 취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위원들은 내수·불평등 문제를 앞세워 두 자릿수 인상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류기섭 사무총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노동시장 하층부에서는 임금 격차와 소득 불평등 심화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자의 생계와 내수 회복 속도까지 좌우하는 만큼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 균형 있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미선 부위원장은 "월급 215만 원에서 세금을 제하면 190만 원, 필수 지출을 빼면 남는 돈은 5만 원 남짓"이라며 "최저임금은 다음 달을 준비할 수 있는 숨구멍을 열어달라는 절박한 외침"이라고 규정하고 "이제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사 간 요구안 격차가 세 자릿수로 진입함에 따라 심의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모두발언에서 "여러 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입장과 판단 근거는 충분히 공유됐다"며 "이제는 논의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이어갈 시점"이라고 밝혀 중재안 논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최임위는 오는 9일 오후 3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간다. 해당 회의에서도 노사의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아 차이가 계속해서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상한선과 하한선으로 구성된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해 최종 합의를 유도하거나 표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