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차량 수색 당시 경찰이 촬영한 동영상이 경찰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서게 된 주요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5월 5일 사건 당일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이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수색하며 촬영한 채증 영상 등이 담긴 수사보고서를 전날 뒤늦게 넘겨받았다.
약 10분 분량의 해당 영상에는 현장에 있던 수사팀원들이 SUV 조수석 수납공간에 있던 케이블타이 한 묶음을 발견하고도 이를 실물 증거로 확보하지 않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는 피해자를 SUV 차량으로 납치해 강간하려다 여의치 않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결박 도구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는 케이블타이는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수사팀은 초기 감식만 마친 뒤 사건 이튿날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SUV를 인계했고 케이블타이의 소재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채증 영상 분석을 토대로 경찰 수사팀이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경위와 이 과정에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검찰은 광주 광산경찰서와 관련 경찰관들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또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의 직업을 경찰이 은폐하려 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장과 수사팀원과의 통화 녹취 파일에서 "경찰인 것을 모르게 하라는 취지의 윗선 지시가 있었다"는 대화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윤기의 자취방이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아버지에게 인계된 뒤 성인용품인 리얼돌이 폐기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편 경찰청은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수사팀장, 소속 팀원 등 관계자 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담당 수사팀을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경찰청 차원에서 꾸려진 전담 수사팀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