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잘나갈수록 위험도 커진다…일본이 소환한 1986년 '악몽'

AI 메모리 호황 속 美 통상압박 가능성 ↑
독점 심화 땐 중국산 메모리로 전환할 수도
키옥시아 "낸드 1위 탈환"…일본 반격 시동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일본이 삼성전자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경고를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 4천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지만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경영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미국 일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기업들의 '가격 부풀리기'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을 거론했다.

아울러 만성적인 메모리 부족에 처한 미국 기업들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를 필두로 한 중국의 반도체를 쓰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적었다.

닛케이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점유율이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통상문제가 제기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메모리 기업의 지나친 독점 상황을 문제 삼아 생산 거점의 미국 이전이나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일본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자 미국이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을 체결하고, 환율·통상 압박 등을 통해 일본 반도체 산업을 붕괴시킨 악몽의 역사를  되새겼다.  

닛케이와 산케이신문은 메모리 시장은 수급 동향을 읽기가 어렵고 투자 판단을 잘못 내렸을 경우 거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산케이는 한국 반도체 업계는 수백조원 단위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반면 일본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는 2028년까지 1조4천100억엔(약 13조2천억원)를 투자하는 등 과거 최대 연 투자액보다 10% 적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메모리 업계의 고질적인 호황·불황 사이클 반복을 고려해야 하지만, AI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슈퍼 사이클'에 들어갔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어 일본 업계가 기회를 잃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다.

한편, 장기 기억 메모리(낸드플래시) 제조업체로 일본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키옥시아가 낸드플래시 글로벌 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사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우리가 낸드플래시를 발명했지만 1위가 아니다. 몇 년 걸릴지 모르지만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발언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닛케이는 "키옥시아의 역습이 시작됐다. 하지만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는 키옥시아의 4배에 이른다. 미국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과의 관계 강화와 첨단기술 개발, 과감한 설비투자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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