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여론조작 사건, 언론인 출신 피고인 항소 '기각'

정통망법 위반 혐의로 1심서 벌금 1천만원
타인 아이디·비번으로 권한 넘는 글 게시 공모
1심 "김성제 시장 비판 막으려 사이버 여론조작"
A씨 "올바른 판단 받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

연합뉴스

김성제 경기 의왕시장에 대한 비판을 막기 위해 타인의 계정으로 온라인 여론조작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 전직 언론인이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형을 받았다.

8일 수원지법(제4형사부)은 언론인 출신 A씨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 내용을 다시 한번 증거기록과 함께 면밀히 검토한 결과,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 변경이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 1심 재판부(수원지법 안양지원)는 A씨와 의왕시 간부 공무원이던 B씨에 대해 각각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B씨는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애초 검찰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해달라며 약식기소를 했으나, 재판부가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벌금 액수를 두 배로 올렸다.

원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역 온라인 카페에 김성제 시장을 비난하는 글이 게시되는 등 시정에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이를 막기 위해 임의적으로 특정 입주민의 로그인 계정 정보를 이용해 반박글을 게시하는 등 '사이버 여론조작(판결문 기준)'을 공모한 혐의를 받아 왔다.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거나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온라인 카페에 접속해 위법하게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 '범죄사실'로 적혀 있다.

이 카페는 백운밸리(당시 2480세대, 입주민 1만 9천여 명)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온라인 커뮤니티다. 회원은 9천명에 육박한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 대해 A씨는 서면 입장문을 통해 "공동정범을 통해 아파트 카페 아이디 실소유자로부터 게시글 작성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전달받아 글을 작성했다"며 "항소심 과정에서 이런 경위와 자료, 통화 기록 등을 제출했지만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글을 작성한 목적은 허위 사실 유포나 여론조작이 아니라, 지역 현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주민 입장에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만큼, 사건의 실체가 올바르게 판단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민들과의 소통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성제 의왕시장 모습. 의왕시 홈페이지 캡처

김 시장도 이 같은 범행에 관여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거쳐 지난 1월 검찰(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송치됐다. 검찰 인력난 등의 영향으로 6개월 넘도록 기소 여부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여론조작 게시글은 2023년 7월 의왕 백운밸리 일부 부지 내 상업용지에 건축허가 논란 등이 일어난 데 대해 김 시장과 시정 관련 부정여론을 반박하고 전임 시장 책임을 따지는 내용 위주로 작성됐다.

범행 과정에서 김 시장이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피드백을 보내는가 하면, 범행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한 입주민들을 회유하려한 시도가 김 시장에게 보고된 정황 등이 판결문에 나타나 있다.

그러나 당시 경찰 수사에서 김 시장은 입건되지 않았다. 이후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를 계기로 지난해 6월 김 시장에 대한 추가 고소장이 접수돼 관련 수사가 이뤄졌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25년 5월 13일자 "[단독]의왕시 '여론조작' 사건 판결문 보니…시장에 보고 정황" / 2026년 1월 15일자 "[단독]김성제 의왕시장, '여론조작' 개입 의혹사건 검찰 송치"]

한편, 김 시장 측근으로 알려진 B씨에 대한 의왕시의 자체 징계는 '경징계'에 그쳤고, B씨는 올해 6·3 지방선거에 국민의힘 의왕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B씨는 김 시장과 시민 간 소통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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