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대전CBS가 집중 보도한 세종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의혹 사건의 경찰 수사 과정을 직권으로 들여다본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진술조력인 참여 등 적절한 수사 절차가 지켜졌는지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다.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색동원 등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수사 과정의 권리구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인권위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수사의뢰 사건 현황 등을 분석해 조사 대상 경찰관서를 선정할 예정이며, 이 대상에 세종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의혹을 수사한 세종북부경찰서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침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피해자의 조사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됐는지, 장애 특성을 고려한 피해 확인 노력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특히 진술조력인과 신뢰관계인의 지원이 실질적으로 이뤄졌는지, 구술 진술 외 행동 관찰과 생활 기록, 주변인 진술 등 장애 특성을 고려한 피해 확인 절차가 활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대전CBS 취재 결과 세종 장애인 학대 의혹 사건의 첫 경찰 수사에서는 장애인 피해자와 목격자를 조사하면서 신뢰관계인 또는 진술조력인, 장애인 전담 사법경찰관이 참여하지 않는 등 관련 조사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대 의심 신고 이후에도 한 달이 넘도록 영상 보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었던 영상이 모두 사라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후 세종경찰청은 지난 5월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기 시작했다.
세종의 해당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는 지난해 1월 40대 중증 지적장애인 입소자가 갈비뼈 6개 골절과 척추 압박 골절, 혈흉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세종시는 지난 2월 "피해자의 상해가 전치 12주인 점과 옹호기관의 학대 판정, 법률 자문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대로 판단했다"며 개선명령 행정처분을 내렸다.
인권위는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해자가 필요한 조력을 받아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출발점"이라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의 경우 장애 특성을 고려한 조사 방법과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하면 피해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수사 절차에서 배제되거나 피해자로 인정받을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직권조사를 통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피해자가 형사사법 절차에서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참여하고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수사 절차의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