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부산시의회 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모두 철회하며 원 구성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협치 여부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공석인 제2부의장직을 민주당에 공식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배분이 배제된 제안은 '반쪽짜리 협치'에 불과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이 조만간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최종 수용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오는 14일 제338회 임시회가 여야 협치의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무길 "민주당 단일후보 내달라…의장단 함께 구성하자"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은 9일 CBS와이 통화에서 "제2부의장 선출 안건을 오는 14일 오후 2시 열리는 제338회 임시회 본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이날부터 후보 등록을 받는다"고 밝혔다.강 의장은 민주당을 향해 제2부의장 후보를 내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단일후보를 내 제2부의장이 선출돼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제2부의장은 단순한 의전직이 아니라 의장단의 일원으로서 앞으로 협치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 발전과 시민을 위해 여야가 함께 의장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은 지난 6일 제10대 부산시의회 출범 당시 끝내 공석으로 남았던 제2부의장 자리를 민주당에 공식적으로 맡아달라는 제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갑용 "예결위원장 요구했지만 거절…의총 다시 열어 논의"
민주당도 국민의힘의 제안을 계기로 다시 내부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한갑용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회 원내대표는 "8일 저녁 박종철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전화가 와 제2부의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미 의원총회를 두 차례 열어 제2부의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던 사안"이라며 "하지만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제안한 만큼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여전히 제2부의장만으로는 협치의 의미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측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함께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13명 가운데 3명만 배정받는 상황에서 위원장까지 국민의힘이 맡을 경우 예산 심사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찬성표로 원 구성 마무리…협치 이어질까
앞서 부산시의회는 지난 6일 의장과 제1부의장, 7개 상임위원장, 윤리특별위원장을 선출하며 제10대 전반기 원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민주당은 당초 의장과 일부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기로 했지만 의원총회를 거쳐 모두 철회했고, 실제 무기명 투표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 의석은 37석이지만 강무길 의장은 44표, 송상조 제1부의장은 46표를 얻어 당선됐으며, 상임위원장과 윤리특별위원장 후보들도 모두 찬성 46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협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당시 후보 등록자가 없어 제2부의장은 끝내 공석으로 남았고, 오는 14일 임시회에서 다시 선출 절차를 밟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내부에 제2부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2~3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결위원장 배분 없이 제2부의장만 맡는 방안에는 회의적인 기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민주당 의원총회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제2부의장 선출은 물론, 원 구성 과정에서 시작된 여야 협치가 지속 가능한 협력으로 이어질지, 상징적인 제스처에 그칠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