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추진된 전주와 완주의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완주·진안·무주)이 행정안전부에 통합 절차 종결을 요청한 데 이어, 이원택 전북도지사 역시 임기 중 통합 추진 중단을 선언하면서다. 반면 광역자치단체 통합을 이뤄낸 전남광주특별시는 대규모 정부 지원을 확보해 전북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안호영 의원은 지난 7일 완주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초 완주·전주 통합 찬성 입장을 낸 것을 두고 군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앞서 안 의원은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선출 경선을 앞둔 지난 2월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간담회에서 행정체계 개편은 주민 공감대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론 절차를 전제로 통합 추진을 주장했지만 그 결과 완주군민 갈등과 분열이 더욱 커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완주군민 동의 없는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역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종결 방안 검토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조만간 행안부 장관과 별도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도 지난 6월 9일 완주군을 찾아 "전주와 완주 통합을 임기 중에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통합 필요성은 여전히 인정하지만 완주군민 반대 의사가 명확히 확인된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진단했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조건에서 무리하게 통합을 밀어붙이는 행위는 전주시민과 완주군민 사이의 앙금과 갈등만 극단적으로 증폭시킬 소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완주군민 마음을 돌리려면 가슴을 설레게 할 만한 폭발적인 정책이나 비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중앙정부와 교섭을 거쳐 획기적인 카드를 발굴해 낸다면 다시 꺼내 들고 설득에 나설 수는 있다"면서 "당장은 통합을 설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2년에 이어 10년 만에 추진된 네 번째 전주-완주 통합 시도는 극심한 지역 갈등만 초래한 채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이는 이웃 지역 상황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광역자치단체 통합을 달성한 전남과 광주는 '전남광주특별시'를 출범시키며 대대적인 성과를 받아내고 있다. 현재 이재명 정부 아래서 전남광주시는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했으며, 20조 원 규모의 중앙정부 인센티브를 획득했다. 나아가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도 전남·광주가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