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
산업통상부는 9일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한-몽골 CEPA는 양국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 철폐뿐 아니라 공급망과 유통, 인프라,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 포괄적 통상협정이다.
양국은 지난 2023년 12월 협상을 시작한 뒤 네 차례 공식협상과 다수의 회기간 협의를 진행했지만, 시장개방 수준에 대한 이견과 몽골 내 FTA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으로 약 1년 7개월 동안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지난 6~7월 한국 협상단이 몽골을 잇달아 방문, 두 차례 공식협상을 통해 협정문 대부분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는 등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품시장 개방에 대한 이견으로 한때 협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정상회담 전날 산업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몽골 경제개발부 엥흐바야르 자담바 장관 간 세 차례에 걸친 직접적인 상품 양허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번 CEPA를 통해 양측은 품목 수와 수입액 기준 모두 90%를 넘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에 합의했다. 한국은 품목 수 기준 96.3%, 수입액 기준 94.5%를 개방하고, 몽골은 품목 수 기준 94.4%, 수입액 기준 90.9%를 개방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원칙적 타결의 핵심 성과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가속화 △유통협력 강화와 K-소비재 진출 확대 △산업·투자협력 다변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몽골은 구리와 몰리브덴, 희토류 등을 보유한 핵심광물 자원 부국으로, 이번 CEPA 발효 시 한국이 이들 광물에 부과하던 2~5%의 수입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양국은 또 협정문에 에너지·광물 분야 협력 근거를 명문화해, 몽골 내 희소금속협력센터 등 기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사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K-소비재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몽골에는 이미 CU 603곳, GS25 299곳, 이마트 6곳 등 한국 유통기업이 진출해 있고, 한국 제품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이번 협정으로 화장품 관세는 발효 즉시 철폐되고, 라면과 조미김 관세는 5년에 걸쳐 철폐된다.
특히 K-뷰티와 K-푸드 등 주력 수출품에는 유연한 원산지 기준을 적용하기로 해, 일부 역외산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한국산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자동차와 인프라 관련 품목의 수출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몽골은 화물차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발효 즉시 철폐하고, 연식 4~6년 중고차 중 주력 수출 품목은 5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건설중장비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발효 즉시 철폐돼 몽골의 인프라 개발 수요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결합할 수 있을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했다.
다만 국내 민감 품목인 쌀과 천연꿀, 신선 감자·양파·마늘 등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해 국내 생산기반을 보호하기로 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한-몽 CEPA는 양국 간 상품 교역 확대뿐 아니라 산업, 공급망, 서비스 등 경제협력 전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일부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협정의 정식 서명과 발효를 위한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우리 기업의 협정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발효 전 업계 설명회와 활용 가이드 제공도 준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