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최진영·정보라 등 5인이 쓴 '미친 여자들'

창비 제공

한국문학을 이끌어온 여성 소설가 5인이 '미친 여자들'을 주제로 한 소설집을 펴냈다.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는 편혜영, 최진영, 정한아, 정보라, 예소연이 참여한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창비 온라인 연재 플랫폼 '매거진창비'에서 연재 당시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다섯 편의 작품을 묶었다.

소설집은 '미친 여자'라는 오래된 낙인을 뒤집는다. 작품 속 여성들은 불안과 분노, 집착과 욕망을 드러내지만, 그것은 단순한 일탈이나 광기가 아니다. 차별과 빈곤, 돌봄, 가족, 노동, 폭력 속에서 끝내 살아남으려는 감각에 가깝다.

편혜영의 '재배의 경제'는 보험금을 둘러싼 기괴한 남매의 관계를 통해 신체마저 재화가 되는 현실을 파고든다. 장애와 빈곤, 돌봄 노동이 자본주의의 계산법 안에서 어떻게 뒤틀리는지를 서늘하게 보여준다.

최진영의 '듣고 있어'는 직장 내 괴롭힘과 가족이라는 환상 속에서 버티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따라간다. 정한아의 '여자들의 산'은 낡은 기도원을 배경으로 희생과 돌봄의 언어가 어떻게 여성의 삶을 억누르는지 묻는다.

정보라의 '부서지는 여자'는 장례식장과 청소 노동을 오가는 인물을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억압을 장르적 상상력으로 형상화한다. 예소연의 '목숨과 숨통'은 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이해하려는 엄마의 불안한 여정을 따라가며 가족이라는 결속의 균열을 드러낸다.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는 모두가 미친 듯한 세상에서 정작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는 역설을 던진다. 다섯 작가는 여성의 불안과 분노를 병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뒤집고, 그 감정이 어떻게 살아남기 위한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편혜영·최진영·정한아·정보라·예소연 지음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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