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과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올스타전 무대를 다시 밟은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난 안우진은 전반기 스스로에게 내린 점수로 단 "50점"을 던졌다. 냉정한 자평이었다.
안우진은 복귀 후 전반기 동안 13경기에 등판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적었지만, 74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피안타율 0.231,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21이라는 압도적인 세부 지표를 남겼다. 누가 봐도 성공적인 연착륙이었지만 그는 만족을 몰랐다.
"이제 반을 채워야 한다.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절반이 지났다는 의미로 50점을 준 것"이라며 운을 뗀 안우진은 "3년이라는 공백기가 생각보다 컸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계속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구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항상 불만족이다. 잘 던진 날에도 스스로 단점을 찾아 발전하려다 보니 매 경기 온전히 만족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며 매 경기 완벽을 추구하는 에이스의 독기가 드러냈다.
그럼에도 마운드에 서 있다는 사실 그 자체는 기적과도 같다. 수술대에 오르던 순간의 두려움을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수술을 처음 했을 때는 과연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있을까 걱정했다"면서 "그런 걱정에 비하면 지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키움 구단 역시 돌아온 에이스를 금이야 옥이야 아끼고 있다. "팀에서도 무조건 재활에 신경 쓰고 무리하지 말라며 아프면 언제든 말하라고 강조한다"고 미소를 지은 안우진은 "나 역시 성적보다는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췄고, 아픈 곳 없이 전반기를 마친 것이 가장 다"이라며 관리의 중요성을 짚었다.
이날 안우진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잠실구장에 대한 특별한 감상도 덧붙였다. 잠실은 고졸 신인 시절의 쓰라린 아픔과 최고 투수로 우뚝 선 영광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안우진은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을 했던 곳이 잠실인데, 당시 김현수(KT) 선배에게 홈런 2개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며 웃은 뒤 "하지만 2022년 이곳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확정 짓기도 했다.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라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고, 관중이 가득 찼을 때 정말 멋진 야구장이었는데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쉽다"라고 정든 잠실 마운드에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