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쥔' 김태형 감독과 '개껌 문' 황성빈…잠실 뒤흔든 '역대급 퍼포먼스'

강아지 퍼포먼스 하는 황성빈.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황성빈이 엎드려 기어 다니자, 김태형 감독이 능청스럽게 목줄을 쥐었다. 타석을 기다리는 선수에게 사령탑이 "손"을 요구하고 개껌을 멀리 던지자 잠실구장은 이내 거대한 웃음바다로 변했다.

황성빈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의 '신 스틸러'로 우뚝 섰다. 5회말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의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투입과 동시에 2루를 훔쳤다. 이어 3루까지 노리다 포수 허인서(한화 이글스)의 송구에 걸려 아웃됐지만, 진짜 쇼는 경기 후반에 기다리고 있었다.

통상 올스타전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시선을 선점할 수 있는 선발 출전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팬들의 몰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 '오토바이 배달원'으로 이미 이 상을 거머쥐었던 황성빈에게 교체 출전이라는 제약은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강아지 퍼포먼스 하는 황성빈. 연합뉴스

대체 불가능한 쇼는 7회말에 폭발했다. 더그아웃에서 반려견 분장을 하고 나타난 황성빈은 야구계의 소문난 애견가인 김태형 감독에게 슬며시 목줄을 쥐여줬다.

황성빈의 재치 있는 행위 예술에 바하 멘(Baha Men)의 히트곡 '후 렛 더 도그스 아웃(Who Let The Dogs Out)'이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드림 올스타 응원석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은 일제히 "우프(Woof)!"라며 개 짖는 소리를 떼창으로 화답했다. 사령탑과 선수가 연출한 전대미문의 합작품에 현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팬심은 투표 결과로 드러났다. 황성빈은 베스트 퍼포먼스상 투표에서 총 4만 3910표 중 1만 2134표(득표율 28%)를 싹쓸이하며 상금 3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롯데는 축제의 역사에 진기록을 새겼다. 2023년 김민석(현 두산 베어스), 2024년 황성빈, 2025년 전민재에 이어 올해 황성빈이 다시 왕좌를 탈환했다. '4년 연속 올스타전 퍼포먼스상 배출'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롯데는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의 '퍼포먼스 명가'임을 세상에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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