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산재 5년 새 2.7배…올해만 7명 숨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동십자각에서 열린 과로사 없는 택배 만들기 시민대행진에 앞서 택배 노동자의 심야노동과 과로사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동자 산재 승인이 5년 새 2.7배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7명이 일하다 숨진 것으로 인정받았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택배업 산재 승인 건수는 2021년 561건에서 지난해 1516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5월까지 692건이 승인됐다.

지난해 승인 건수 가운데 사고가 1341건(88.5%)으로 대부분이었다. 질병 103건(6.8%), 출퇴근 재해 72건(4.7%)이 뒤를 이었다.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이 87건(84.4%), 뇌심혈관계 질환이 13건(12.6%)이었다. 근골격계 질병은 돌발적인 사고와 달리 작업이 누적돼 발생한다. 뇌심혈관계 질환은 과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2024년 5월 쿠팡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하다 숨진 뒤 산재로 인정된 고(故) 정슬기씨가 대표적이다.

산재 사망 승인은 2021년 10건, 2022년 11건, 2023년 11건, 2024년 9건, 지난해 14건이었다. 해마다 10명 안팎의 택배노동자가 일하다 숨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7건이 승인됐다.

원인으로는 당일배송·새벽배송·7일배송 등 업계의 속도 경쟁이 첫손에 꼽힌다. 야간·심야 배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산재 위험도 커졌다는 것이다. 배송률이나 프레시백 회수율이 특정 기준에 미달하면 계약 기간 중에도 배송 구역을 회수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클렌징 제도'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개선 논의는 더디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는 야간 배송 근로시간을 주 46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지만, 배송업체들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최저임금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배달라이더·택배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소 생활을 보장하는 '최소보수제' 도입 논의도 제자리걸음이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일터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역시 국회 입법 과정에서 답보 상태다.

김위상 의원은 "정부의 여러 대책에도 지난해 택배업 산재 사망자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한 건 기존 정책들이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구조적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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