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조사부터 도시락 배달까지…'행정·복지' 배달하는 집배원

매일 국민 곁을 찾는 우정 네트워크, '범정부 공공서비스 플랫폼' 역할

우정사업본부 제공

1884년 우정총국 설립 이후 근대우편제도가 도입된 이래 140여 년 동안 매일 전국 방방곡곡을 누벼 온 집배원이 이제 복지·행정·환경 서비스까지 배달하는 '국가행정의 라스트마일'로 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의 공적 역할은 재난 극복 등 일회성 구호에 머물지 않고 상시 복지·행정 전달 체계로 도약했다. 고령화·인구소멸 속 사각지대 해소 요구가 증대되는 가운데 지난 5월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공공사업을 우정사업 본연의 업무로 확립한 우정사업본부는 올 상반기 다양한 공공사업을 본격 발굴·시행했다.
 
그동안 우정사업본부는 라돈침대 사태 당시 매트리스 수거를 비롯해 코로나19 초기 공적 마스크 공급, 재택치료키트 배달 등 국가적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촘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회안전망 역할을 완수 해오며 국민 곁을 지켰다.

우정사업본부의 공공사업은 '사람'에서 출발한다. 집배원이 위기의심 가구를 직접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복지우편'은 올 상반기까지 107개 시·군·구에서 시행돼 29만 가구를 찾았다. 이 가운데 40%에 육박하는 11만 가구를 실제 복지서비스로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를 조기에 발굴했다.

최근에는 고령층 중심의 복지망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고립·은둔 청년'까지 모니터링 대상을 전격 확대하며 청년 복지의 사각지대까지 전방위로 살피고 있다.
 
생필품과 안부를 함께 전하는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는 56개 지방정부와 협업해 누적 11만 가구의 안부를 확인했다. 특히 6월부터는 별도의 증빙이나 신청 절차 없이 먹거리를 즉시 지원하는 보건복지부의 '그냥드림'사업에 집배원의 전달을 더한 '찾아가는 그냥드림'사업을 경기 부천시와 협업해 시행함으로써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식사권 보장과 생활 안정에 기여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께 주 1회 밑반찬을 전하는'어르신 도시락 배달', 고령의 연금 수령자에게 직접 연금을 현금으로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국민연금 안심배달'등이 차례로 시행되면서, 집배원의 발걸음이 복지 정책의 '마지막 1미터'를 촘촘히 잇는 따뜻한 온기가 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국민이 집배원에게 보내는 높은 신뢰는 행정의 효율로도 이어진다. 조사 업무의 현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데이터처와 협업해 국가 통계조사 업무에 집배원이 참여한다. 이달 중 사전테스트를 완료해 오는 11월 '가구주택기초조사 시험조사'부터 전격 투입된다.
 
점포철거비를 지원받은 소상공인의 실제 폐업 및 철거 여부를 집배원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한 사례로 기존 현장조사원 투입 대비 조사 비용을 최대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집배원의 손길은 환경으로도 향한다. 방치되던 폐의약품을 우체통과 전용 수거함을 통해 수거하는 사업은 올 상반기까지 전국 65개 시·군·구에서 누적 21만 봉투가 회수됐다
 
이밖에 폐전자담배 디바이스 우편 회수를 시작으로, 국립공원에 버려진 페트병을 회수해 생수 용기로 재자원, 전남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수거한 알루미늄캔을 철강 탈산제로 고부가가치화하는 사업 등이 차례로 시행되며 탄소중립 실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 상반기의 성과를 마중물 삼아,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민생 공백을 촘촘히 채우는 '범정부 사각지대 해소 플랫폼'으로 외연을 본격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하반기부터는 전남 강진군의 어르신 도시락 배달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 중인 복지 사업들을 인구소멸 위험 지역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현장 조사나 실태 확인 등 대면 행정 서비스 수요가 있는 중앙부처, 지방정부와의 협업 과제도 상시 발굴해 정부 업무의 수탁 범위를 다각화할 예정이다.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은 "올해 상반기는 특례법 개정으로 공공사업의 법적 기반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공사업을 발굴, 추진한 시기였다"며 "앞으로도 우체국 고유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한민국 전역의 복지·행정·환경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범정부 통합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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