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 가운데 2명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기피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맞물려 지역 소아 진료 인프라 고령화가 심각해진 것이다.
12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요양기관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6367명이다.
연령별로는 40세 이상 50세 미만이 31.0%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세 이상 60세 미만 25.4%, 60세 이상 70세 미만 20.3% 순이다. 40세 미만은 14.4%에 그쳤다.
비수도권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고령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30대와 40대 전문의(서울·경기는 20대 포함) 비율이 절반을 넘는 지역은 신도시인 세종시(74.3%)와 서울(54.5%)뿐이다. 또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인천(46.2%)과 경기(46.6%), 대전(47.0%) 등도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세종시를 제외한 비수도권의 50대 이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비율은 평균 61.9%에 달했다. 전남은 50대 이상 전문의 비율이 70.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제주(68.6%), 경북(67.0%), 전북(64.2%), 충북(64.0%) 등 주로 도 지역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만 보면 전국 50대 이상 전문의 비율은 27.0%로 요양기관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서울(23.0%)과 경기(23.8%) 등 수도권에 비해 울산(53.8%), 전북(50.0%) 등 비수도권은 고령화 비율이 높았다.
비수도권은 의료진 고령화와 함께 인력 부족 현상도 겪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기피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력 충원이 제때 되지 않아 기존 전문의가 이탈하기 때문이다.
대한신생아학회는 호소문을 통해 "비수도권의 상황은 재난에 가깝다"며 "NICU의 미래를 책임질 신생아분과 전문의의 신규 공급 라인이 완전히 끊겼다. 대(代)가 끊기다 보니 현장은 급속히 고령화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충원율은 13.4%에 그쳤다. 최근 권역모자의료센터인 전북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 전담 전문의가 사직 의사를 밝혀 고위험 신생아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비수도권 권역모자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분만 기관과 신생아중환자실 운영기관이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소아중환자실 처치와 신생아중환자실 입원료 수가를 가산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무너지는 비수도권 소아청소년과 의료체계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이 위기는 이미 한 부처의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신생아 의료의 대를 이을 후속세대 육성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수립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