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간 시범사업으로 지급하던 상병수당 본사업을 내년 하반기에 시작하고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원은 건강보험 급여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연간 최대 8천억 원에 가까운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상병수당 본사업 관련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상병수당은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때 노동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상병수당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 7월부터 만 15~64세 취업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올해 5월 말까지 지급된 상병수당은 모두 203억 6700만 원이다. 이 기간 수급자는 1만 4141명으로, 1인당 평균 30.4일 동안 144만 314원을 받았다.
수급자의 연령별로는 50대가 5692명으로 전체의 40.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23.8%), 60대(20.8%) 순이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1만 283명으로 전체의 72.7%를 차지했다. 자영업자는 2730명, 고용·산재보험 가입자는 1128명이었다.
1단계를 제외한 2~3단계 시범사업이 진행된 8개 지역에는 의료기관 454곳이 참여했다. 이는 해당 지역 전체 의료기관의 약 11%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 하반기 전국 단위 본사업 시행을 목표로 상병수당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재원, 지급 대상, 보장 수준 등을 논의했고, 올해는 노동자 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상병수당 재원은 건보 급여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상병수당을 위해 건보 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OECD 국가 가운데 의료보장제도를 운영하는 22개국은 모두 조세가 아닌 사회보험 방식으로 상병수당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건보 재정을 투입할 경우 빠른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에 따른 건보 재정 투자를 반영하면 건보 누적 준비금이 소진되는 시점은 2029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의료개혁을 반영하지 않았을 때보다 2년 이른 시점이다.
상병수당 본사업에 필요한 재정은 대기기간(휴무 시작일부터 상병수당 지급 개시일까지의 기간), 최대 보장일수(90~180일), 지급 방식 등에 따라 연간 2737억 원에서 7853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상병수당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건보의 기존 급여와 재원을 분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계에서는 건보에 대해 보험료 예상 수입의 14%을 지원하는 현행 국고 지원 외에도 상병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국고 지원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복지부는 다른 건보 급여와 회계를 분리하고, 일정 한도 안에서 건보 재원을 출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상병수당 대상자에게 추가로 보험료를 부과하거나 별도의 사회보험을 도입하는 방안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