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시는 물과 숨 쉬는 공기, 손에 쥔 스마트폰과 밤하늘의 별은 모두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원소 기호와 숫자의 배열처럼 보였던 주기율표를 우주와 문명의 이야기로 풀어낸 과학책이 나왔다.
'주기율표: 연금술에서 핵의 시대까지, 원소 대백과사전'은 118가지 원소를 단순한 암기 대상이 아니라 인류가 세계를 이해해온 과정으로 읽어낸 비주얼 과학 백과사전이다.
책은 1869년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당시까지 발견된 원소 56개를 바탕으로 주기율표를 만든 장면에서 출발한다. 멘델레예프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를 위해 표에 빈칸을 남겼고, 이후 과학자들은 그 빈칸을 하나씩 채워나갔다. 오늘날 주기율표는 118개 원소로 확장됐지만, 새로운 원소를 찾는 탐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원소를 주기율표 배열이 아니라 '발견의 시간'에 따라 소개한다는 점이다. 선사 시대 인류가 사용한 금과 구리, 철 같은 금속부터 연금술사의 실험실에서 발견된 인, 근대 화학을 연 산소와 수소, 산업 혁명기 전기 분해로 분리된 금속 원소들, 입자 가속기에서 찰나처럼 만들어지는 인공 원소까지 원소 발견의 역사를 한 흐름으로 보여준다.
원소 하나하나도 단순히 원자 번호와 기호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발견 과정, 원자 구조, 물리적·화학적 성질, 자연 속 존재 형태, 산업적 쓰임, 인체와 문명에 미친 영향이 함께 정리된다. 독자는 탄소가 생명과 문명의 토대가 되고,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핵의 시대를 열었으며, 실험실에서 합성된 초중원소들이 과학의 최전선에 놓여 있음을 따라가게 된다.
책은 고대의 4원소설과 연금술,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 돌턴의 원자론, 베르셀리우스의 화학 기호, 모즐리의 원자 번호 발견까지 화학사의 굵직한 전환점도 함께 다룬다. 주기율표가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까지 예측한 과학의 도구였다는 점도 흥미롭게 짚는다.
시각 자료도 강점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의 협업으로 선정한 고화질 근접 사진 550장과 DK 특유의 도판·인포그래픽 300점이 수록됐다. 보이지 않는 원자의 구조와 원소의 성질, 물질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줘 주기율표를 읽고 탐험하는 과학의 지도로 바꿔놓는다.
'주기율표'는 화학을 어렵게 느끼는 독자에게 원소의 세계를 이야기로 안내하는 책이다. 연금술사의 꿈에서 핵물리학의 실험실까지, 118가지 원소가 품은 발견의 드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주기율표가 교실 벽의 표가 아니라 인간이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써 내려간 가장 정교한 지도를 발견하게 된다.
DK '주기율표' 편집위원회 지음 | 이경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