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수, 지방자치의 무덤?…30년 넘게 반복되는 '돈 선거'

역대 군수 7명 가운데 6명, 선거법 위반 등으로 수사
이 가운데 3명은 유죄 확정돼 직 잃기도
후진적 '돈 선거' 문제 지속 이유로 '1당 체제' 꼽혀
전문가 "1당 독점이 문제…지역밀착형 정치인이 대안 제시해야"

김하수 전 청도군수. 중앙선관위 제공

김하수 전 경북 청도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숨졌다. 청도군의 후진적인 '돈 선거' 관행이 30년째 이어지며, 청도군수 자리가 '지방자치의 무덤'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13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0분쯤 김하수 전 군수가 청도군 청도읍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지 약 40일 만이다.

김 전 군수는 공동주거침입, 공직선거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 등 여러 사법 리스크를 짊어진 상황이었다.

김 전 군수는 자신의 막말 논란을 제보한 제보자 집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지난 3월에는 돈을 받고 승진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입건된 상황이었다.

또 지난 5월에는 투표일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청도군 매전면의 가구를 방문해 현금을 돌리는 등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김 전 군수의 지인 부부가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20년 넘게 반복된 금권선거 오명…7명 중 3명이 군수서 쫓겨나

청도군수 선거의 금권선거 등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은 김 전 군수가 처음이 아니다.

시작은 22년 전인 2004년이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4년 간 3명의 군수가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군수직을 상실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먼저 민선 첫번째 군수인 김상순 전 군수는 내리 3선을 지냈지만 지난 2004년 공천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나면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고 군수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이듬해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이원동 전 군수도 업무추진비를 선거 전에 뿌리는 등 '돈 선거'의 유혹에 넘어갔다. 이 전 군수는 2007년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군수직을 잃었다.

두 번째로 치러진 재보궐에서도 '선거법 위반'은 이어졌다.

이원동 전 군수의 빈자리를 채운 정한태 전 군수 역시 2008년 5억 원 규모의 불법 선거자금을 군민 수천여 명에게 살포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뒤 사직했다.

정 전 군수는 특히 연루된 청도군민 수천 명이 경찰 조사를 겪고, 이 과정에서 주민 2명은 숨지기도 했다.

심지어 다음으로 당선된 이중근 전 군수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장기간 수사를 받았다.

1당 독점 체제가 근본적 원인…"전재수·허승규 모델 참고해야"

황진환 기자

이렇게 청도군수 선거에서 이른바 '금권선거 잔혹사'가 펼쳐졌지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근절되지 않은 까닭으로 결국 1당 독점 체제가 지목된다.

1당 독점 체제 내에서는 공약 경쟁이 사라지게 되고, 특히 소도시일수록 지역 네트워크를 장악한 공천자가 중앙당 공천에서 유리해진다.

이후 공천을 받은 후보자는 일종의 '네트워크 유지 비용'으로 금권선거를 벌일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정당과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져야 돈 선거를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허승규 후보의 경우도 경북 안동에서 녹색당 소속으로 당선됐지 않느냐. '전재수 모델'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지역 밀착형 후보가 끝까지 주민들의 요구들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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