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의식을 가질까…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묻다

메건 오기블린 '신, 인간, 동물, 기계'

갈마바람 제공

인공지능(AI)은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인간의 정신은 정보로 환원될 수 있을까. 자아를 복제하고 죽음을 넘어설 수 있을까.

메건 오기블린의 '신, 인간, 동물, 기계'는 인공지능 시대에 다시 떠오른 이 질문들이 사실 오래된 철학적·종교적 질문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하는 책이다.

책은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거나 인공지능의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인공지능과 신경과학, 정보이론을 따라가며 영혼, 자유의지, 의식, 불멸, 인간의 특별함 같은 문제들이 오늘날 어떤 언어로 되살아나는지를 추적한다. 한때 신학과 철학의 영역에 있던 질문들이 이제 알고리즘과 데이터, 뇌과학과 기계학습의 언어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유는 저자가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집에 들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는 아이보가 생명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말을 걸고, 감정을 이입하고, 상태를 걱정하게 된다. 이 경험은 인간이 무엇을 근거로 다른 존재에게 의식이 없다고 판단하는지, 살아 있음과 살아 있지 않음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지 묻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

책의 제목에 놓인 '신, 인간, 동물, 기계'는 인간이 자신을 이해해온 은유의 변천을 보여준다. 인간은 한때 신의 형상으로 자신을 설명했고, 이후 동물과 구별되는 존재로, 근대에는 기계와 비교되는 존재로 스스로를 이해했다. 오늘날에는 뇌를 컴퓨터로, 기억을 저장장치로, 사고를 정보처리 과정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런 표현들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특정 시대가 만든 은유라고 짚는다.

오기블린은 인간 정신을 정보처리로 설명하려는 현대적 시도가 많은 것을 밝혀냈지만, 인간의 주관적 경험까지 충분히 설명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본다. 뇌과학이 발전하고 인공지능이 고도화돼도 고통, 아름다움, 상실, 기억, 의미 같은 경험은 여전히 쉽게 환원되지 않는다.

저자 자신의 삶도 책의 중요한 축이다. 오기블린은 한때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 안에서 세계를 이해했지만, 지금은 그 믿음에서 멀어진 사람이다. 그러나 신앙을 떠났다고 해서 영혼과 의미, 목적과 구원에 관한 질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책은 바로 그 자리에 남은 물음들을 인공지능 시대의 언어로 다시 읽는다.

메건 오기블린 지음 | 최지숙 옮김 | 갈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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