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새로운 리베로 장지원이 새 시즌을 향한 굳은 각오를 다졌다. 데뷔 6년 차에 접어든 그는 이번 비시즌 기간 혹독한 체중 감량과 훈련을 거치며 팀의 도약을 이끌 준비에 한창이다.
13일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서 진행된 KB손해보험의 전지훈련 현장에서 만난 장지원은 모처럼 실내 체육관을 벗어나 모래사장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이색적인 비치발리볼 훈련을 실시했다. 장지원은 "뜨거운 햇빛 아래서 뛰는 비치발리볼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면서도 "흙바닥에서 점프하고 수비할 때 치고 나가는 동작들이 실내 경기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야외에서 함께 훈련하니 팀 분위기도 한층 밝고 화목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이적은 장지원에게 또 다른 터닝포인트다. 우리카드에서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됐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었다. 벌써 세 번째 팀이다.
그는 "우리카드에서 한국전력으로 갈 때는 부담감이 덜했는데, 이번에는 FA 이적이라 확실히 부담감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지난 시즌에 리베로로서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다. 새 팀에 온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일종의 욕심이 된 것 같다. 과한 욕심이 부담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내가 스스로 잘 풀어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수많은 선택지 중 KB손해보험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자신을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우리카드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나경복, 황경민, 그리고 하현용 코치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특히 황경민은 장지원에게 자주 밥을 사주며 "전역 후 꼭 같이 뛰자"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고, 이는 장지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있던 장지원에게 봄 배구 좌절의 아픔을 안겼던 팀이 바로 현재의 소속팀인 KB손해보험이다. 장지원은 "당시에는 주전이 아닌 교체로 뛰었던 경기라 아쉬움이 컸다"면서도 "이제는 KB손해보험 소속이 된 만큼, 팀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프로다운 근성을 보였다.
특유의 빠른 발로 '디그다람쥐'라는 별명을 가진 장지원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재 '체중 감량'에 한창이다. 전성기 시절 73kg였던 체중이 최근 80kg까지 늘어나면서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장지원은 "태어나서 다이어트를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정말 쉽지 않다"면서도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제가 몸이 가벼웠을 때 경기력이 좋았다고 말씀하셨고, 나 역시 이에 적극 공감했다. 현재 식단 조절을 병행하며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나경복을 비롯한 팀 동료들 역시 휴가 기간 자발적으로 체중을 감량해 올 만큼 팀 전체가 체질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시즌 장지원에게는 또 다른 역할이 주어졌다. 늘 막내급에 머물던 그가 이학진 등 젊은 리베로들이 포진한 KB손해보험에서는 리베로진의 '맏형'이 된 것이다. 장지원은 "맨날 어린 편에 속하다가 맏형이 되니 책임감이 남다르다"라면서도 "후배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특히 학진이는 정말 빠르고 디그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팀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새로운 팀에서 맞이하는 장지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상에 서는 것이다. 그는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나만 잘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선수가 은퇴하기 전 한 번이라도 우승하는 것을 꿈꾸는데, 저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 꿈을 빨리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