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3승에 도전하겠다!"
인공지능(AI) 카타고와의 역사적인 대국을 앞둔 신진서 9단이 1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기선전(棋神戰) 기자회견에서 '3전 전승'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진서는 오는 17~21일 AI 카타고(KataGo)와 3번기(기신전)를 벌인다. 10년 전 이세돌은 알파고 리(AlphaGo Lee)와 핸디캡 없이 호선(互先)으로 맞붙었지만, 이번 대결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을 고려해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된다.
그는 이번 대국의 목표 승수에 대한 질문에 "지금이 최고의 기량이다. 절대 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대국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1승만 하더라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대국 제의 수락 후) 연습한 결과 2승 이상, 3승까지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전투 양상 승률, 10% 미만·후반 승부 가면 60~70%"
AI 카타고와의 연습 대국 승률에 대해서는 "세 점 치수(약한 쪽이 처음부터 미리 깔아두는 돌의 수)로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이번 대국을 제의받기 전까지 두 점 치수 기준으로 카타고에게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의 수락 후부터는 이기기 위한 바둑을 뒀고, 이기는 판이 늘어났다"며 "그래도 승률이 50%까지 나오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선을 다하는 정식 시합에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50% 미만 승률 이상의 좋은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국 관전시 AI 승률 그래프의 관전포인트와 관련해서는 "내 승률이 초·중반 99%에서 1%p만 내려와도 위험신호"라며 "99% 승률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신진서는 또 "중반에서 카타고의 수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번 대국의 승부처를 중반 이후로 내다봤다. 특히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로 끝내기 승부까지 간다면 기대해볼 만하다"며 "전투 양상으로 흘러가면 내 승률은 10% 미만, 후반 승부로 가면 60~70% 이상이 될 듯하다"고 전망했다.
"승리한다면 더 어려운 도전할 것"
AI를 흔들 '수'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인간과의 대국에서 내가 둔 수가 AI가 제시한 수보다 더 좋게 평가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두 점 접바둑에서 AI보다 좋은 수가 나온다면 굉장히 의미가 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진서는 지난 4월 29일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 딥마인드(GDM)의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 자리에서 "지금도 AI를 흔들 수 있는 '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그런 수를 둔 적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간과 AI를 상대할 때의 차이에 대해 그는 "인간과의 대국은 불리한 상황에 몰려도 끝까지 이긴다는 생각으로 둔다"며 "AI와의 대국에서는 최대한 실수하지 않는데만 초점을 맞춘다. 인간 바둑에서 사용하는 승부수도 AI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진서는 마지막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타고와의 대국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 도전에서 승리한다면 다음에는 더 어려운 도전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