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사령탑으로서 온전한 첫 시즌을 준비하는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이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지휘봉을 잡은 지 약 3달, 박 감독은 치열한 내부 경쟁과 '집토끼 단속'을 통한 전력 유지를 바탕으로 우리카드만의 '왕조 구축'을 향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16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박철우 감독은 "정신없이 훈련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 훈련 계획을 짜느라 바쁘다"라며 비시즌 근황을 전했다.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다. 코치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을 제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있다"라며 담담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은 최근 마무리된 비시즌 선수단 구성에 만족감을 표하며, 이번 비시즌의 핵심 키워드로 '내부 경쟁'과 '조직력 유지'를 꼽았다. 그는 이름값이나 드래프트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달 퓨처스 챔프전을 언급한 박 감독은 "김형근, 이유빈, 김동민, 박상우, 손유민 등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경쟁을 통해 성장해주길 바란다. 이 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다"라며 "팀 뎁스가 두터워져야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줄어든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KB손해보험을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우리카드는 이번 비시즌에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상현, 오재성, 김영준, 박진우 등 내부 FA(자유계약선수)를 모두 잔류시켰다. 박 감독은 "구단에 가장 먼저 부탁한 것이 FA 집토끼 단속이었다"라며 "선수들이 자주 바뀌면 원팀으로서 에너지를 만들기 어렵다. 남아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이제는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할 시간"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현재 우리카드는 연습 경기를 전면 배제한 채 높은 강도의 체력 및 전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비시즌 10주 차에 접어든 박 감독은 "이번 달을 '죽음의 달'로 삼고 고강도 훈련을 진행 중이다"라며 "8월에는 강화도 워크숍, 9월에는 설악산 등반을 통해 팀워크를 다진 뒤 9월부터 본격적인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상현의 군 입대로 공백이 생긴 미들블로커진에는 새 아시아쿼터 선수인 이란 국가대표 출신 마틴(202cm)이 합류했다. 박 감독은 "현재는 시차 적응과 몸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주부터 개인 수비 훈련을 소화 중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인데, 팀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훈련을 통해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식 감독으로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지만 박 감독은 의연했다. 정식 사령탑으로서 더 긴장되거나 평가가 신경 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독 대행을 갑자기 맡았던 지난 시즌도 어렵고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상황"이라며 "정식 감독으로 시작하는 시즌이라서 더 긴장되거나, 내가 평가받는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이어 "감독 대행을 하는 순간에도 이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평가로 내 지도자 생활이 끝날 수도,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이미 예방주사를 좀 맞은 느낌"이라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그려나가는 중"이라며 한층 단단해진 내공을 드러냈다.
박 감독의 시선은 이제 단기적인 성적을 넘어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드는 쪽으로 향해 있다. 그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단순히 일회성 성적에 그치지 않고, 기존 선수들과 신인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최종적으로는 '우리카드 왕조'를 세우는 것이 꿈"이라며 "선수들에게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전하려는 욕구를 심어주고 싶다. 내가 확신을 가지는 순간은 9월 말쯤이 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