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덮친 '폭염·산불'…스페인선 닷새 만에 '서울 절반' 잿더미

스페인 연쇄 대형 산불…주민 수백 명 대피
유럽 올해 산불 1135건, 예년 평균 2배 폭증

연합뉴스

지속되는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유럽 전역이 대형 산불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스페인에서는 단 닷새 만에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삼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AF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동부 과달라하라주와 중부 사라고사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19일까지 각각 1만 2천 ha(헥타르)와 1만 5400ha 이상의 삼림이 소실됐다. 두 지역의 피해 면적을 합치면 총 2만 7400ha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605㎢)의 약 45%에 육박하는 규모로, 불과 닷새 만에 막대한 삼림이 지도에서 사라진 셈이다. 주민 수백 명도 긴급 대피 행렬에 나섰다.

특히 사라고사 일대를 집어삼킨 산불은 화선(불길의 둘레) 길이만 60㎞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소방당국은 주거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지에선 "향후 며칠간 불어올 바람의 방향과 풍속이 조기 진압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의 산불 잔혹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9일에도 남부 알메이라주에서 산불이 발생해 7천 ha가 소실되고 13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의 기록적인 폭염을 겪은 스페인은 이번 주 남동부 지역 기온이 최고 45도까지 치솟는 세 번째 폭염 예보가 내려져 있어 추가 피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산불의 위협은 비교적 서늘한 기후인 북유럽까지 뻗쳤다. 노르웨이 남부 드람멘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한 연립주택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뒷산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 화재로 주택 100여 채가 전소되고 4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 구조 과정에서 경찰관 8명을 포함한 수십 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화재는 현대 노르웨이 역사상 최악의 화재 사고로 기록됐다. 수도 오슬로를 비롯한 노르웨이 남부 지역은 최근 수은주가 30도를 웃도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대지가 극도로 건조해진 상태였다.

기후 위기로 인한 유럽의 산불 피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113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20년(2006~2025년) 같은 기간 평균 발생 건수인 516건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누적 소실 면적 역시 18만 8335ha로, 예년 평균값(11만 2078ha)을 압도하며 유럽 대륙의 사막화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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