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폄훼 구호 논란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대한체육회 재심의를 통해 징계 감경을 받으면서 봉황대기 출전길이 열렸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이영진)는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19차 위원회를 열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정위가 배재고 야구부에 내린 기존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1개월 출전 정지'로 대폭 감경 의결했다고 밝혔다.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 공정위의 재심 결정은 발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로써 배재고 야구부는 오는 8월 6일 개막하는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배재고의 대회 첫 경기 상대는 인천고로, 8월 11일 오후 5시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1회전 맞대결을 벌인다.
이영진 위원장은 "배재고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위는 규정에 어긋나는 징계 사유"라며 "다만 선수들은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찾아가 사과하고 피해 당사자들은 용서한 뒤 선처를 호소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 선수들은 배움의 과정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1심 징계인 출전 정지 6개월은 과중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9일 목동구장에서 치러진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일고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배재고 일부 선수단이 상대 더그아웃을 겨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응원 구호를 외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분노를 샀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정위는 지난 1일 배재고에 6개월 출전 정지와 청룡기 잔여 경기 몰수패라는 엄벌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배재고 관계자와 선수들이 광주일고를 직접 방문해 고개 숙여 사죄했고, 피해 당사자인 광주일고 측이 처벌보다는 계도를 요구하며 선처를 호소함에 따라 배재고는 지난 8일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봉황대기는 고교 3학년 선수들에게 사실상 진학 및 프로 진출의 향방을 가르는 마지막 무대인 만큼, 이번 재심의 향방에 야구계의 시선이 집중되어 왔다. 주최 측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역시 재심 절차를 감안해 봉황대기 대진표 추첨 시 배재고의 자리를 미리 비워두며 대비했다.
한편 광주일고는 오는 8월 9일 오전 9시 목동야구장에서 화성동탄BC를 상대로 대회 첫 라운드를 치른다. 이번 사태로 얽힌 배재고와 광주일고가 봉황대기 무대에서 다시 맞붙기 위해서는 두 학교 모두 결승까지 승리해 올라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