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긴 이세돌 "신진서 대국보니 AI도 인간 코치 필요해"[한판승부]

카타고, 판단 못하고 '떡수' 뒀다
이기기 위한 후퇴…카타고는 못해
현존 최강 '절예'와도 싸워봐야
10년 전 알파고와 대국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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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어제 대한민국의 신진서 9단이 바둑 AI 카타고와의 대결에서 2승 1패라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또 이분은 이 대결을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해서 저희 제작진이 급하게 모셨는데 기쁜 마음으로 나와주셔서 모시게 됐습니다. 정확히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인간 우리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눠보죠.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이세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봬서 저는 너무 기쁩니다.

◆ 이세돌> 저도 이런 일 때문에 온 게 너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교수님도 10년 전에 알파고 이기셨는데 또 후배 기사가 또 카타고와 대결에서 이겼다.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 이세돌> 저는 사실 이 대결은 굉장히 가볍게 봤었어요. 그냥 인간과 AI 지금 차이가 어느 정도 나느냐 이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승리할 거라고도 생각했었고요. 신진서 9단이라면. 누구나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죠. 신진서 9단이라면 이겨주지 않을까 했는데 그대로. 이게 정말 신진서 9단이 그 능력을 정말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또 AI의 그런 약점 그런 것도 여실히 보여주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AI 약점이라고 하셨는데 사실은 AI가 너무 발전했다 보니까 AI 만병통치 혹은 모든 솔루션이라고 생각하는 그게 강한데 어떤 약점이 있습니까?

◆ 이세돌> 전략적 판단이라고 하죠. 그것을 현재 카타고 AI 바둑 프로그램은 하지 못습니다. 전략적 판단을 하지 못했습니다.

◇ 박재홍> 어떤 의미일까요?

◆ 이세돌> 이게 바둑을 아시면 좀 더 편할 것 같은데 사람이었으면 절대 하지 않을 그런 판단, 수를 놓게 되는데요. AI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겠죠.

◇ 박재홍> 그러니까 이를테면 AI는 블루스팟만을 향해서 가는데 사람은 참고 참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숨기면서 기다리는.

◆ 이세돌> 이게 전략적이라고 하면 사실상 그걸로 해서 거의 판이 끝나다시피 했습니다. 그 한 수로 인해서. 그게 한 15집 정도 나빠요. 그렇게 놓았을 때. 그런데 다르게 가면 15집 반, 16집이 나쁩니다. 다르게 두면. 만약에 이걸 안 두고 b로 뒀다면. 사람이라면 조금 더 나쁘더라도 b라는 그쪽 판단을 하게 되죠. 왜냐하면 조금 차이는 줄어들지언정 바둑판이 너무 정리돼 버립니다. 더 이상 해 볼 데가 없을 만큼. 그럼 당연히 우리는 경우의 수가 많은 변화의 여지가 있는 쪽을 선택하겠죠. 그런데 AI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게 그래도 반집이라도 득이네 하고 그쪽으로 가버린 거죠.

◇ 박재홍> 효율성.

◆ 이세돌> 그 순간 그냥 끝나버린 겁니다. 바둑이. 역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그래서 사람은 절대 그런 판단을 하지 않죠. 그래서 실제로 이 해설을 했던 박정상 9단이 이거 AI한테도 인간의 코치가 필요하다. 이건 가르쳐줘야 된다고 할 정도로.

◇ 박재홍> 그 공간을 사람이 발견한 거네요, 그러면.

◆ 이세돌> 이거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AI는 왜 그런 선택을 하나요? 디지털이라서 0 1 0 1 이렇게 판단해서 그런가요?

◆ 이세돌> 일단 여기가 반집이라도 득이라는 겁니다. 최선의 수라는 거예요. 그런데 승부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순간 끝나버린 거지요.

◇ 박재홍> 그렇군요.

◆ 이세돌> 그래서 이거를 이거 써도 되는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바둑에서 쓰는 건데 떡수라고 해요.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박재홍> 쓰셔도 됩니다.

◆ 이세돌> 그런 거죠. 전략적 판단이 결여된 어이없는 수 이렇게 할 수도 있는데 이게 떡수만큼 와닿지가 않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찰떡같이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 이세돌> 그런 것들을 보여줬는데 저는 그래서 이것만으로 우리가 이렇게 판단하는 거는 AI는 전략적 판단을 못 해 이렇게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카타고라는 바둑 프로그램이 최고의 바둑 프로그램이냐, 그렇게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거든요.

◇ 박재홍> 현존 최고는 아니다.

◆ 이세돌> 예 현존 최고라고 보기도 힘들고 두 번째로 이번에 GPU 그래픽 카드를 3090을 4개 정도로 사용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가 3090이 아니라 지금 5090이죠. 최신 건 5090이고. 전체적인 사양이 그렇게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시간도 20초로 제한했죠. 그런데 이걸 조금 컴퓨팅 파워를 늘려주고 또 시간도 20초가 아니라 30초든 늘려주고 그래서 이거를 이렇게 대국한 거는 이럼에도 불구하고 힘들 것이라고 해서 이렇게 한 겁니다.

◇ 박재홍> 이렇게 해도 인간이 이길 수 없다?

◆ 이세돌>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신진서 9단은 이겼죠. 어떻게 보면 자격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사람이 AI와의 대결에서.

◆ 이세돌> 이제 정식으로 대결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저는 현존 최고가 중국에 절예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 박재홍> AI.

◆ 이세돌> 그걸 끄집어낼 수 있는. 저는 그 대결을 통해서 우리가 정말 바둑뿐만이 아니라 전체 AI에 대한 그런 것들을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대국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자체만으로는 여기서 뭔가 AI는 전략적 판단을 못 하고 인간과의 차이는 이거야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그래서 진짜 자격을 얻은.

◇ 박재홍> 의미는 있지만 이제 자격이 있다.

◆ 이세돌> 그러니까 이 자체가 아주 의미가 없다 이건 아니고요. 그렇지만 더욱더 큰 의미 있는 대국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거에 저는 더 크게 가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신진서 9단이 첫 번째는 졌는데 두 번째도 이겼고 두 번째는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세 번째 11집 반인가요? 이렇게 해서 승리했지 않습니까? 그럼 신진서 9단도 이게 타파고를 더 파악한 것인가?

◆ 이세돌> 파악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게요.

◇ 박재홍> 그런가요?

◆ 이세돌> 표현이 어려운 게 카타고는 이미 우리 인간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파악했다고 하기에는 그렇죠.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1국의 패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제가 겪었던 거예요. 10년 전에 알파고와 대국했을 때. 그게 괴리감이 있습니다.

◇ 박재홍> 괴리라 하면 사람과 AI와의 괴리?

◆ 이세돌> 이게 마주 보고 대결을 하지 않습니까? 사람과 마주 보고 대결을 하는데 이번 대국에서 있었죠.

◇ 박재홍> 여성 기사가 대신 둬주셨던데.

◆ 이세돌> 그런데 그 여성 기사가 어떤 생각이나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 박재홍> 대신 돌을 놔주시는 분이고.

◆ 이세돌> 그러니까 한마디로 카타고의 손이지요. 그랬을 때는 승부 호흡이나 기운 같은 걸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 박재홍> 초절정 고수끼리 이렇게 오케이 들어와 들어와 이런 느낌.

◆ 이세돌> 뭔가 그런 게 있거든요. 전혀 느낄 수가 없죠. 사실 그 괴리감이 상당합니다. 사실 우리도 알고는 있어요. 이렇게 대국하는 거하고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있음에도 실제 두면 또 다릅니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차이가 날 수가 있어요.

◇ 박재홍> 사실 인터뷰도 진짜 사람과 인터뷰하면 그분과 이렇게 오가는 기류가 있지만 AI와 대화하면 대화 같지가 않은 그거랑 같은 맥락이군요.

◆ 이세돌> 그리고 두 번째로는 생각 못 한 수를 놓습니다. 카타고가.

◇ 박재홍> 그래요?

◆ 이세돌> 예상치 못한 수를 뒀어요. 두 번째 수에. 여기서 이렇게 두는구나 저도 깜짝 놀랐었거든요. 그 두 가지. 그러니까 예상치 못한 수를 뒀고 괴리감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아마 패배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두 번째 대국부터는 다르죠. 일단 괴리감 자체가 사실상 이미 적응한 거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2국에서 제가 보면서 이거 문제가 있구나라는 걸 이미 느꼈던 게 만약에 제가 어떤 아마추어분과 2점 접바둑을 뒀다고 할 때는 절대 저는 그렇게 두지 않습니다. 초반에 절대 그렇게 두지 않아요. 대형 정석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대형 정석이 일어났다. 정석이라는 거는 서로가 누가 좋고 나쁘고 이런 게 별로 없겠죠. 그러니까 정석이죠.

그럼 대형 정석이 일어났다는 건 무슨 얘기냐면 그만큼 판이 좁혀졌다는 겁니다. 별로 득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판이 좁혀졌다는 얘기지요. 접바둑을 누가 그렇게 두겠습니까? 사람이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죠. 그래서 아까 아슬아슬하게 승리하셨다고 했는데 사실 여유가 있었습니다. 물론 2국은 그야말로 신진서 9단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거죠. 왜냐하면 유리하게 출발한 건 맞습니다. AI가 그런 대형 정석을 선택해 주는 바람에 유리하게 출발한 건 맞습니다만 그렇다 치더라도 어떤 기사가 그런 상태에서 완벽하게 카타고를 제압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신진서 9단 외에는 생각나질 않아요. 어떤 기사가 저렇게 완벽하게 이겨갈 수 있는가를 생각했을 때 진짜 저는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냉정하게 얘기하면 10년 전에도 인간의 승리라기보다는 이세돌의 승리였고 어제의 승리도 사실은 AI와 인간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신진서의 승리다?

◆ 이세돌> 저는 2국이 그렇습니다. 2국이 그렇고 3국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AI에 정말 떡수가 나왔다.

◇ 박재홍> AI도 그러면 실수라기보다는 실패할 수도 있다?

◆ 이세돌> 그거는 정말 과연 이거를 한번 보실 수가 있는 게 만약에 절예라는 최고의 지금 그 프로그램과 대국하고 그 프로그램도 똑같은 비슷한 그런 실수를 하더라 이렇게 됐을 때는 이게 바둑만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게 AI의 약점인 거예요. AI가 못하는. 그런데 이게 기대값이 있습니다. 저는 절예가 어느 정도 극복한 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에는 이 접바둑을 잡는 걸 굉장히 어려워했습니다. 의외로 이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수 정도엔 몇 집 정도 득을 봐야 된다. 이게 첫 번째 기댓값이 되고요.

두 번째로는 그 이후 이 바둑이 이번에 3국처럼 그렇게 짜졌을 때는 사실은 70수도 안 뒀는데도 바둑이 그냥 거의 마무리가 되는 그런 상황이 나오는데 그러면 득 볼 수 있는 기댓값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거죠. 그런 것들도 판단하는 겁니다. 지금 한 15집 정도 차이가 났었는데요. 만약에 10집만 차이 났어도 그건 인간이 괜찮습니다. 그런데 보통 70수에 10집 정도 차이 나면 그걸로만 따졌을 때는 굉장히 많이 차이가 좁혀진 거죠. 그런데 그게 그렇다고 해서 성공한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너무 판이 좁혀져 버렸기 때문에. 그런 기댓값도 보이는 거죠. 앞으로 얼마나. 그리고 이런 기댓값을 넣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야만 얘가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거죠. AI도. 사람의 전략적 판단 비슷하게 뭔가를 둬 갈 수가 있는 거지요.

◇ 박재홍> 그러니까 어떠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기풍 어떠한 큰 그림을 아직은 AI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하나요?

◆ 이세돌> 봐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절예라는 게 기댓값을 넣어 놨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넣어 놨기 때문에 그랬을 때는 진짜 사람처럼 비슷하게 뭔가를 둘 수 있는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략적 판단은 AI가 잘 못하는 그걸 볼 수가 있는 거죠. 저는 어느 정도는 됐을 거라고 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게 바둑 AI라고 하지만 바둑은 사실 다른 분야에 비해서 한 5년 이상 빠릅니다. 이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 때 2016년도에 대국이 있었고 2017년도부터 바둑 프로그램이 쫙 깔리기 시작합니다. 바둑 프로그램이 쫙 깔리기 시작하는데 중국에서는 알파고 제 대국을 보면서 이미 준비했고요. 2017년도 이게 쫙 깔릴 때는 정말 꽤 그래도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서 인력을 투자해서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게 절예라는 프로그램이에요. 그게 2021년, 2022년도까지 개발했습니다.

그러면 17년부터 우리가 개발했다고 그러면 4~5년을 개발한 프로그램이에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AI시대라고 한 게 사실 ChatGPT 이후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게 22년 11월 30일이에요. 3년도 안 됐습니다. AI 바둑 프로그램을 그래도 그렇게 만든 게 4년, 5년 이 정도를 개발한 프로그램이라는 거죠. 굉장히 발전된 프로그램입니다. 그렇게 따져봤을 때. 그걸 보면서 저렇게 그래도 공을 들인 프로그램도 이런 문제가 생긴다면 다른 여타 AI에서도 이런 부분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거의 안 보이는데, 그런 게 거의 사라졌는데? 이렇게 했을 때는 지금은 AI가 그런 부분이 부족할지언정 앞으로는 이런 부분도 보완이 되겠구나. 우리가 이런 것들을 미리 볼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게 그냥 바둑이 이기고 지고 이거잖아 이렇게 판단하는 거는 아니다. 전체적인 우리 AI 상황을 볼 수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1일 오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3국에서 221수 만에 흑 11집 반 승을 거둔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년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둔 이세돌 이후 10년만에 인간 바둑기사가 거둔 승리다. 한국경제신문 제공 한국경제신문 제공

◇ 박재홍> 10년 전에 우리 교수님께서 했을 때는 접바둑 아니었고 호선 바둑이었잖아요. 그건 진짜 맞대결이었잖아요.

◆ 이세돌> 그런데 지금은 사람이 호선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2점으로 두었는데요. 선이라고 하죠. 먼저 두고 덤을 주지 않는 걸 선이라고 하는데요. 선에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금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10년 전에 교수님 그때 5분 만에 고민 후 결정하셨잖아요.

◆ 이세돌> 그런데 그때는 아무래도 초창기다 보니까. 그런데 2017년도에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오거든요. 상위 버전이 나오는데 그때부터는 사실 사람이 이기기 힘든 걸로 나왔고 6개월 후에 알파고 제로가 나옵니다. 알파고 제로 버전부터는 그냥 안 되는 걸로.

◇ 박재홍> 교수님의 승리는 정말 기념비적인 승리 역사에 남는 승리였네요.

◆ 이세돌> 그 자체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사실 저는 AI에게 처음으로 패배한 사람이죠.

◇ 박재홍> 그리고 처음으로 이긴 사람이고.

◆ 이세돌> 전체 시리즈로 보면 어쨌든 졌기 때문에. 저는 요즘 그런 생각을 해요. 만약에 정말 신진서 9단이었다면 그 상황에서 1승 4패가 아니라 정말 두 판 혹은 세 판까지도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 박재홍> 우리 교수님께서 신진서 9단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시네요.

◆ 이세돌> 원래부터 인공지능을 통해서 가장, 아무리 인공지능을 그렇게 학습했다 치더라도 신진서 9단이 보여주는 그런 바둑은 정말 대단한 겁니다. 정말 리스펙 해야 되는 거고요. 이걸 지금 두 점에 여러 가지 약점도 보여주고 이랬습니다만 과연 두 점이 이길 수 있는 기사가 진짜 있는가. 한국에서도 그렇게 생각나는 기사가 사실 없고 중국까지 포함하더라도 그렇게까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진짜 그래요. 이게 신진서 9단을 띄워주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습니다. 제가 굳이 이걸 그렇게 해 줄 이유는 없잖아요. 그런데 정말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신진서 9단 외에는 저는 두 점에 거의 다 진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실제 세계 랭킹 1위고, 신진서 9단이. 그 뒤로 2, 3, 4, 5, 6이 다 중국 기사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더군요.

◆ 이세돌> 그런데 아마 이기기 힘들 겁니다.

◇ 박재홍> 이기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까 중국의 AI 프로그램과 절예와 대결도 신진서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세돌> 그렇지요. 이번 대결을 통해서 완전히 자격을 얻지 않았나.

◇ 박재홍> 그렇군요. 만약에 대결 제기하면 우리 신진서 9단이 응해야겠네요.

◆ 이세돌> 지금 신진서 9단이 응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한국 기원이라든가 중국 기원이나 이런 쪽이 발빠르게 움직여서 이 대결을 추진해 줬으면 좋겠어요.

◇ 박재홍> 그래요?

◆ 이세돌> 예. 신진서 9단이 추진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 박재홍> 그렇죠. 우리 교수님의 인터뷰로 더불어서 추진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 이세돌> 이거는 정말 이번 대결이 전체 AI를 우리가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게 사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최고의 AI로 보기도 힘들고 최고 사양도 아니었고 여러 가지 측면으로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 정말 의미 있는 대국을 해야죠. 바둑뿐만 아니라 전체 AI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큰 의미 있는 대국을 해야 되고 그걸 추진하고 마케팅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게 바둑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AI를 바라본다 이런 식의 그런. 사실이지 않습니까?

◇ 박재홍> 이런 고민을 하시는 게 또 우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시기도 하시고 이 AI와 사람과의 공존 이걸 또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 이 부분에 고민하시기 때문에 그런 대결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거죠.

◆ 이세돌> 네. 우리가 AI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 박재홍> 알아야 된다.

◆ 이세돌> 뭘 알아야 대처하고 대비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우리가 AI시대 AI 대 하지만 사실 우리가 얼마만큼 AI를 이해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면 사실 그렇게 높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대결을 통해서 우리가 최소한의 뭔가 정보를 얻을 수가 있는 거죠. AI가 여기까지 왔구나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AI를 우리가 이겼다 졌다 이걸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왔고 어느 수준까지 사고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고.

◆ 이세돌> 맞습니다. 그리고 바둑만 한 게 없어요. 어떤 걸로 이걸 해 볼 수 있겠습니까? 뭔가 다른 건 할 수 있는 게 없죠. 우리가 체스로 이걸 판단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바둑과는 경우의 수가 많이 차이 나다 보니까. 다른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재홍> 신진서 9단이 또 대국을 마치고 했던 평가를 들어보면 인상적이었는데 인간만이 가진 그러한 고유의 기풍이 아직 존재한다는 걸 보여드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렇게 평가했거든요. 이 말은 교수님 어떻게 들어야 될까요?

◆ 이세돌> 저는 참 재미있는 부분이 아까 AI의 떡수 그 부분에서 마무리를 지을 때 인간의 판단을 또 보여줬어요. 신진서 9단이 제가 알기로는 약간 손해일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반 집에서 최대 한 집까지. 그런데 그렇게 손해를 보면서 판을 그냥 정리해 버립니다.

◇ 박재홍>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거네요?

◆ 이세돌> 이건 AI는 그렇게 못하지요.

◇ 박재홍> 지면서 이기는 방식.

◆ 이세돌> 그렇죠. 한 집을 반집이나 이 정도 손해를 보면서 그냥 마무리해 버리는 겁니다. AI는 그 반집 손해 보기 싫어서 그 떡수를 두고요.

◇ 박재홍> 그렇지요. 그 포인트네요.

◆ 이세돌> 인간은 오히려 반집 그런 걸 손해를 보면서 정리해 버립니다. 이게 완전히 상반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사실은 AI 얘기했지만 저희가 영화 터미네이터 보면 승리할 수 있는 순간 무조건 다 이겨버리지만 AI 터미네이터는. 그러나 사람은 뭔가 지면서 할 수 있는 그런 판단.

◆ 이세돌> 이런 판단들이 확실히 AI의 약점으로 지금 비춰졌는데요. 그러니까 이게 카타고가 최상의 그런 거였다면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까 이걸로 간과하고 그렇게 넘어갈 수는 없는 거죠. AI는 전략적 판단이 안 돼.

◇ 박재홍> 지금 결론을 하기보다는.

◆ 이세돌> 그렇죠. 이제 제대로 정말 절예 그런 프로그램을 끄집어내서 우리가 제대로 볼 필요가 있는 거예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럼 현재까지 절예까지는 아직 못 봤지만 그래도 요즘 바둑 기사들이 AI식으로 사고하고 연습한다고 하는데 교수님도 많이 도와주시고 또 실제로 더 보시기도 하시고요?

◆ 이세돌> 저는 그런데 둔 지가 꽤 오래됐습니다. 21년도에 이 카타고예요.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로 기억하는데요. 제가 두 점에 둔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집에서 사실 그렇게 사양도 좋지 않죠. 저도 그때 20초로 설정해 놓고 뒀는데요. 저는 무제한. 제가 궁금해서. 은퇴도 했지만 궁금해서 뒀는데 두 점에 판판이 지는 거예요. 그 당시에도 두 점 해도 확 지더라고요. 그래서 뭐야 이게 이렇게 되는 거라고? 그러면서 화도 나고 그래서 진짜 무제한으로 둬보자. 거의 두 달에 걸쳐서 뒀습니다. 그래서 했더니 그건 승리하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판은 제가 도전했는데 그거는 한 달 내외로 생각하는데 그건 끝까지 두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너무 이긴 것 같아서 그거는 정리했고요. 마지막으로 선으로 뒀습니다. 무제한과 20초 이렇게 선으로 두는데 제가 그 이후로는 바둑을 안 두는 것 같아요. 뭐냐 하면 그때 정말 이게 어떻게 밖으로 알려진 것도 아니지만 혼자서 이건 무슨 수를 써도 못 이기겠구나. 벽, 막막함 그런 것들이 느껴지는데요. 제가 아무리 무제한으로 뒀다고 해도 막판에 돌 놔보고 이러진 않죠. 돌을 놔보고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선으로 두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면 이거 놔 봐도 안 되겠구나. 내가 놔보면서 평생을 두더라도 내가 못 이기겠구나.

◇ 박재홍> 어떤 진짜 벽을?

◆ 이세돌> 예. 그래서 참 그다음부터는 대국을 안 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사실 프로 바둑기사 은퇴도 약간 빠른 시기에 하셨다는 평가가 있긴 했는데 그런 점이 또 영향을 미치셨었지요?

◆ 이세돌> AI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게 사실입니다. 바둑뿐만이 아니라 거의 지금 하시는 일에 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까?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까? 저도 당연히 바둑에 그런 의미를 부여했을 텐데요. 이게 AI가 바둑 프로그램에 깔리면서 그 의미가 사실상 사라지는. 바둑이라는 게 사실 초반에 그런 포석을 짜는 것이 자신의 그런 기풍 스타일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거기서 드러납니다.

◇ 박재홍> 교수님, 시간이 돼서요. 잠깐 광고를 듣고 이어가도 될까요? 알겠습니다.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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