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잇따라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플랫폼·오라클 등 5개 초거대 기술기업들의 내년 자본지출(CapEx) 합산액이 잉여현금흐름 합산액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이들 기업의 내년 자본지출 시장 평균 전망치는 2025년 보다 5천340억달러가 증가한 반면 잉여현금흐름은 3천400억달러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출규모가 이익 보다 많다는 말로, 현금현금흐름이 1달러 늘 때 투자는 1.57달러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이런 경고는 이날 발표된 실적에서 벌써 나타났다.
알파벳은 이날 2분기 전체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이 중 클라우드 매출은 82% 급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본지출이 100%가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9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 후 주가는 2.9% 밀렸다.
테슬라도 비슷한 성적표를 냈다.
옵티머스·로보택시·AI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돈이 늘면서 2분기 자본지출이 142% 급증했고, 결국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0억9천만달러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57% 급감했다.
기술전문 리서치업체 퓨처럼 에쿼티스는 "투자자들은 AI가 빅테크의 사업모델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측면에서 가장 위태로운 곳은 '오라클'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오라클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주가가 올들어 36% 빠졌고, 회사는 클라우드 확장 자금을 대기 위해 450억~500억달러의 부채·지분 발행을 할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1년간 하이퍼스케일러 중 알파벳 1곳을 제외하고 오라클 등 나머지 기업 주가는 모두 S&P 500 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증권사 트레이드 스테이션은 "자본지출이 현금을 고갈시키고 있다면 이익 성장만으로는 투자를 정당화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기업은 돈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벌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번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도 실적을 내놓을 예정지만 AI 인프라를 위한 자본지출이 매출·마진·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시장이 투자 과잉을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