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 송영길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되면서 후보별 지지층도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지지자들이 모이는 방식은 후보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조직적인 팬클럽을 앞세운 후보가 있는가 하면,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결집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알정찍'…전대 앞 결집한 정청래 지지층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지난 23일 본선에 나설 당대표 후보 3명을 확정한 이후 지지자들도 전국을 돌거나 정책과 공약을 제안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선 지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가장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는 쪽은 정 후보 지지자들이다. 직전 당 대표를 지낸만큼 '청청유랑단', '청솔포럼', '더불어청래당' 등 지지자 조직들이 이미 꾸려져 있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활동을 재정비하며 세를 모으고 있다. 정 후보 역시 이들 행사에 직접 참석하며 지지층 결집에 힘을 싣고 있다.
청청유랑단은 일반 권리당원 15명이 주도하고 있다. '청래와 함께 푸르게 푸르게'라는 뜻으로 모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인연을 맺은 당원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모임으로, 전당대회 기간 24박 25일 동안 전남·광주 27개 시·군·구를 돌며 정 후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당초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훨씬 많았지만,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지역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생업에 부담이 큰 사람들은 제외됐다고 한다. 청청유랑단은 파란 상의에 정 후보를 응원하는 구호인 '알았어, 정청래 찍을게'(알정찍)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호남 지역 상가를 돌아다니며 피켓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청청유랑단 관계자는 "정치 고관여층들은 지역위원장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어 구조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며 "평당원이자 일반 시민이 직접 현장을 찾아 정 전 대표를 돕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청솔포럼은 민심을 수렴해 정책과 공약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약 300명의 지지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온라인 카페 '더불어청래당'에서도 지지자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정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본경선 투표전략 역시 #알정찍'이라는 제목의 사진도 돌아다니고 있다. 이 사진에는 정 후보와 함께 친청계 최고위원인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의원에 대해 자신이 태어난 달이 짝수인지 홀수인지에 따라 나누어 찍자는 내용이 담겼다.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친청계 의원 3명이 본선에 진출한 상황에서 표가 일방적으로 몰리지 않게 하자는 취지다.
한 지지자는 "정 전 대표는 호남에서 수해 피해가 컸을때도 진정성 있게 일만 하고 간 사람"이라며 "1인 1표제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도 강경하게 주장해주셔서 지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사람이 진정성 있지 않냐"며 "정치인은 진실한 사람이 최고다"라고 밝혔다.
송영길은 '송골매'로 단결…"당 통합 이룰 사람"
'송골매'는 '송영길 골수 매파'의 줄임말이다. 오래 전부터 송 후보의 팬클럽으로 자리잡았지만 최근 새롭게 리뉴얼하며 회원을 모집했다고 한다. 이들은 송 후보가 등장하면 "비상하라 송골매"를 외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약 2천 명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6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남녀 비율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운영진은 오프라인 모임도 정기적으로 열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송 후보도 직접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계속해서 소통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응원 방식과 복장 등을 논의하며 현장 지원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파란 상의에 자체 제작한 '송골매' 스티커를 붙이고 활동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2021년 당대표에 선출됐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장 후보까지 지낸 송 후보인 만큼 지지자들 사이에선 '당을 위해 오래 종사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송 의원이 당 통합을 이룰 유일한 사람이라고 본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민주당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고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해서 성공으로 이끌 당대표는 송영길 의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사랑'…네트워크형 지지자 결집
김 후보는 다른 두 후보와 비교하면 뚜렷한 팬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처음 나온 만큼 다른 후보들에 비해 지지층의 조직화가 상대적으로 덜 진행된 모습이다.
다만 지지 모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김 후보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자 김덕배 전 국회의원의 제안으로 최근 '민사랑 고양포럼(민사고)'이 출범했다. 그러나 아직 공개적인 활동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민사랑은 '김민석을 사랑하는 모임'의 약자로 전해졌다.
약 2백명이 참여하고 있는 '민사랑 전국모임'이라는 오픈채팅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역시 기사 등이 공유될 뿐 김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다만 김 후보의 개별적 지지자들은 공식 일정마다 현장을 찾고 있다. 다른 두 후보 지지 조직처럼 단체복을 맞춰 입거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더 강한 민주당, 더 나은 대한민국, 김민석'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는 지지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팬덤 문화가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조직 중심에서 오픈채팅방 등을 통한 느슨한 네트워크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요즘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삼삼오오 모여 응원 현장을 찾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됐다"며 "선거를 치르면서 자발적인 모임이 생기면서 뒤로 갈수록 조직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경험이 없는 후보는 지지층을 조직화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 측은 조직형 팬덤을 키우는 것이 애초 전략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팬덤을 앞세우거나 팬덤을 만들며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의도하지 않는다"며 "(김 전 총리는) 흩어져 있는 합리적인 집단지성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