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생산적 금융' 명목으로 내준 대출 80%가량이 담보나 보증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 전체 대출 중 담보·보증 기반 비중은 23%에 그쳤다.
정부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자금을 선제 공급하라고 주문하고 있으나,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대출 상환 가능성이 우선 고려되는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이재명 정부 들어 올해 6월 말까지 생산적 금융 차원에서 집행하거나 약정한 중소기업 대출은 총 42조 6578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중 담보대출은 25조 7359억 원으로 전체의 60.3%에 달했다. 보증기관의 보증을 토대로 취급한 보증대출도 7조 7663억 원으로 18.2%를 차지했다.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을 합산하면 33조 5022억 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78.5% 수준이다. 이를 제외한 신용·기타대출은 9조 1557억 원으로 21.5%에 그쳤다.
개별 은행을 보더라도 중소기업 대출의 담보·보증 의존도가 모두 70%를 웃돈다. A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11조 7250억 원 가운데 담보대출이 7조 9215억 원, 보증대출이 2조 967억 원이었다. 둘을 합한 비중은 85.4%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B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의 84.9%가 담보·보증대출이었고, C은행은 81.8%였다. 나머지 두 은행의 비중도 각각 74.0%와 71.0%로 집계됐다. 모든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비중이 30%를 밑돈 셈이다. 가장 낮은 곳은 14.6%에 그쳤고, 가장 높은 곳도 29.0% 수준이었다.
반면, 5대 은행의 같은 기준 대기업 대출 총 30조 6719억 원 중 담보대출은 6조 2347억 원으로 20.3%, 보증대출은 9750억원으로 3.2% 수준에 그쳤다.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23.5%로 중소기업 대출과 비교해 50%포인트(p) 이상 낮았다. 대기업 신용대출은 23조 4622억 원으로 전체의 76.5%를 차지했다.
이는 적극적인 생산적 금융을 요구하는 정부 기조와 다소 온도 차가 있는 실적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은행권을 향해 "기존의 담보와 보증 위주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성 높은 분야, 전략산업, 수출 현장 등에 자금을 공급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