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본시장 수급 쏠림을 심화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책을 조기 시행하기로 하면서 자금 쏠림의 최대 피해자로 전락한 코스닥 시장에도 다시 온기가 돌지 주목된다.
'천스닥' 꿈꾸다 1년 전으로 후퇴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닥은 전장보다 5.32% 내려 748.22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일 740.29 이후 최저치다.'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공약하며 집권한 이재명 정부 출범일(2025년 6월 4일) 종가 750.21보다도 되레 0.27% 감소했다.
정부 출범일 2천 선이던 코스피가 '3천피', '5천피'를 넘어 지난달엔 '1만피'를 넘보다 폭락해도 6천 선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에도 '볕 들 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코스닥은 올해 1월 26일 1천 포인트를 넘어서며 2021년 4월 이후 4년여 만에 '천스닥'을 회복했다. 정치권과 증권업계 일각에선 '삼천스닥'이라는 단어가 구호처럼 돌기도 했다.
올해 4월 24일 1200포인트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하던 코스닥지수가 고꾸라진 시기는, 공교롭게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현실화된 이후부터다.
같은 달 28일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2배 이내)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ETF) 도입을 허용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공포·시행됐다.
이어 한 달 만인 5월 27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두 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자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장 자금까지 급격한 쏠림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5월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8조 7660억 원에 그쳐, 연초부터 출시 직전까지 14조 44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9.29% 급감했다.
결국 코스닥지수는 직전 고점(종가 기준, 1226.18, 4월 27일) 대비 38.9% 하락한 상태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심사를 오래 했지만, 지금처럼 심하게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레버리지 규제 시 수급 쏠림 완화 가능성"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자본시장 전반에 부작용을 야기하자, 뒤늦게 보완책을 마련하고 속도전에 나섰다.
우선 지난 16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신규 상장이 잠정 중단되고 관련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도 전면 금지됐다.
또 기본예탁금을 상향해(1천만→3천만 원) 오는 31일부터 현금으로만 3천만 원을 넘게 보유해야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투자하거나 추가 매수할 수 있게 된다.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용증권을 팔아도 현금으로 입금되기 전에는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LP(유동성공급자)의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하는 조치도 다음 달 19일부터 시행된다. 괴리율이란 ETF의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 간 차이로, 이 격차가 클수록 투자자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 위험이 커진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할 땐 2분간 매수호가를 모아 단일가매매로 전환하는 VI(Volatality Interruption, 변동성완화장치) 발동 시간을 더 길게 가져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VI 발동 요건이 되는 임계치를 좁히거나, 발동 횟수를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과도한 '코스피 띄우기'로 애꿎은 코스닥까지 피해를 본 만큼, 추가적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거론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에 따른 수급 쏠림 완화와 함께 추가적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통한 투자 심리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가깝게는 올해 3분기 중 출시할 제2차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구원투수'로 관심을 모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제2차 국민성장펀드의 운용업무를 담당할 자펀드 운용사 선정 절차를 시작, 내달 중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아울러,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된 만큼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자본시장 개혁입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