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란이 우크라이나가 이스라엘의 사주를 받아 자국 상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전선이 유럽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과 정권 교체 등 노선 변경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하며 압박 수위를 유지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가 이란 상선을 공격해 선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이 "유럽을 자신들의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이스라엘의 사주에 의해 자행된 명백한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실제 공격에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나 공격 선박의 위치와 피해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이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젤렌스키 정권을 '키이우의 무임승차자'(freeloader)라고 지칭하면서 "이번 만행을 결코 무대응으로 넘기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이 이스라엘과 미국, 중동 지역을 넘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까지 얽힌 국제 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을 전쟁 종식의 핵심 조건으로 거듭 제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이란) 정권이 바뀌거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될 만큼 충분히 약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신정 체제의 교체 또는 대규모 군사력 약화를 사실상 종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데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격렬한 군사적 충돌 없이도 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을 13일 연속 공습한 뒤 지난 24일부터 이란과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군사작전을 보류한 상태다. 이란도 최근 이틀간 미국의 공습이 중단되자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동맹국을 겨냥한 보복 작전을 멈췄다고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적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폐기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합의가 있든 없든 핵무기 프로그램은 끝나야 한다"며 전쟁 이후 이란의 핵 개발 역량이 상당히 후퇴했지만 재개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 여부와 핵 협상 조건, 향후 중동 정세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