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공무원들끼리 서로를 조롱하고 의심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지면서 공직사회가 깊은 내홍에 빠졌다.
특별시 출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통합'보다 '갈등'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상황이 됐다.
광주청사에서는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결의대회와 철야농성이 이어졌고, 무안청사 노동조합 익명게시판에는 "경축 우리가 승리함"이라는 제목의 조롱성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통합을 위해 함께 일해야 할 공무원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다행히 갈등을 키운 관련 익명 게시글 작성자들은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감정적으로 글을 작성했다며 고개를 숙였고, 혼란과 상처를 초래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태도는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익명게시판에 숨어든 일부 공무원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갈등의 시작은 소문만이 아니었다. 소문을 바로잡을 공식적인 설명이 늦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조직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반면 청사별 핵심 기능과 인사 배치를 둘러싼 각종 설은 빠르게 확산했다. 공식적인 설명이 소문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익명게시판의 글이 공문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는 지경에 이르렀다. 행정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어려운 결정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장기간 방치되는 것이다.
집행부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통합특별시는 청사별 반발이 이어지는 동안 조직개편의 원칙과 기준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논란을 정면으로 풀어가기보다 갈등을 관리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결단은 늦어지고 소통은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초했으며, 공직사회에서는 공식 정책보다 소문이 앞서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민형배 특별시장이 기능 중심의 조직 배치와 청사 균형 운영 원칙을 설명해 왔지만, 실제 부서와 인사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공무원들이 동료를 경쟁자로 여기고 서로 등을 돌리는 상황까지 이른 데에는 집행부의 뒤늦은 설명과 리더십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합특별시가 뒤늦게 조직·인사 담당 부서와 광주청사·무안청사 노동조합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노사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협의체에서는 3개 청사의 기능과 부서 배치, 종전 근무지 보장, 공정한 인사 기회와 직원 근무 여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협의체 구성은 해법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통합은 어느 한쪽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되, 최종적으로는 시민 편익과 행정 효율성을 기준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 이유를 설득하는 과정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누구도 결정의 원칙을 알 수 없는 조직개편은 가장 나쁜 결과를 낳는다.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익명 게시글 작성자들은 사과했고 노사 공동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며 "이제 '이게 통합이야?'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사람은 민형배 특별시장"이라고 꼬집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소문이 아니다. '이게 통합이야?'라는 질문에 답할 시장의 설명과 결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