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권과 호남권은 1%대, 부산·경남권은 0.1%에 불과했고, 강원권과 제주권은 전혀 없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의 지역별 생산 현황과 교역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11개 업종을 대상으로 권역별 제조업 현황, 생산의 권역 간 분포, 국가·제품별 수출입 현황 등을 정리한 자료다.
먼저 권역별 반도체 생산 현황을 보면, 국내 반도체 생산액 중 수도권 비중은 2024년 82.3%였다. 2014년 74.5%, 2019년 78.6%에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충청권 생산 비중은 14.7%로 그다음으로 많았고, 대경권(대구·경북)은 1.8%, 호남권은 1.0%에 그쳤다. 또 동남권(부산·경남)은 0.1%에 불과했고, 강원권과 제주권에는 반도체 생산시설이 전혀 없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메모리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1.8%와 29.5%를 차지했다. 두 기업을 합치면 61.3%로 2022년(59.6%)보다 점유율을 1.7%포인트 늘렸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19.6%, 일본 키옥시아 4.4%, 샌디스크는 3.5%에 그쳤다.
하지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70.3%로 압도적이었다. 2022년(58.1%)보다 무려 12.2%포인트나 늘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2위였지만 5.6%에 그쳤다.
지난해 국가별 반도체 수출은 중국이 744억 5600만 달러로 1위였다. 다만 금액은 2022년(758억 800만 달러)보다 13억 5200만 달러 감소했고 비중도 53.1%에서 40.3%로 축소됐다.
특히 대만은 367억 6900만 달러로 2022년(127억 7800만 달러)의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2022년 4위에서 지난해 2위로 급부상했다. 수출 비중도 9.0%에서 19.9%로 뛰어올랐다.
2022년 2, 3위였던 베트남과 미국은 지난해 3위와 4위로 한 단계 내려갔다.
한국은행 조사국 정성엽 지역연구지원팀장은 "반도체 수요가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D램 중심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바뀌면서, 미국 엔비디아-대만 TSMC-우리나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축으로 하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공고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생산시설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전국 제조업의 수도권 생산 비중은 2014년 29.4%에서 2024년 33.2%로 확대됐다. 국내 제조업에서 반도체 생산 비중은 2014년 5.0%에서 2024년 10.1%로 늘어났고, 수출 비중은 11.1%에서 26.1%로 확대됐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분야에서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의 국내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수입시장에서 중국은 전기차를 앞세워 37.2%의 점유율로 독일(37.0%)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3.5%에서 무려 10배 넘게 확대됐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인 중국의 국내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70%나 된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 비중은 2022년 28.9%에서 지난해 11.1%로 급락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한국 완성차를 가장 많이 사준 국가였다. 지난해 미국은 301억 5400만 달러로 2022년에 이어 한국 완성차 수출국 1위를 유지했다. 수출 금액은 2022년(222억 4600만 달러)보다 36% 늘었고 비중도 41.1%에서 41.9%로 확대됐다.
중국은 2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