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취소시킨다" 협박에 3년 침묵…유학생 노동권 사각지대

[이주노동자, 쉼]③
시급 7500원에서 8000원…3년간 최저임금 못 받아
허용 시간 넘겨 일한 유학생, 비자가 족쇄된 노동
유학생 "비자 협박 때문에 아무말 못 했다"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손가락 잘려도 "일할 수 있나" 걱정만…테스 씨의 사라진 꿈
②심장이 멈출 때까지 일했다…미등록 이주노동자, 병원 못 간 이유는?
③"비자 취소시킨다" 협박에 3년 침묵…유학생 노동권 사각지대
(계속)
외국인 유학생 A씨와 편의점주의 카카오톡 메시지 재구성. 그래픽=이하은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전북 전주의 한 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우즈베키스탄 유학생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ㄱ편의점 점주를 상대로 한 '임금 체납' 진정을 제기했다.
 
3년 가까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받아왔고 퇴직금 등도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진정 전 편의점주로부터 이 같은 요구를 했지만, 돌아온건 미지급 금액이 아닌 "비자를 취소 시키겠다"라는 협박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A(20대)씨는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전북 전주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약 12시간)를 해왔다.
 
정해진 근무 일수 없이 업주의 필요에 따라 일했으며, A씨의 시급은 처음 7500원에서 시작해 이후 8000원으로 인상됐다. 해당 금액은 당시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치지는 수준이다. 지난 2023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 2024년은 9860원, 2025년은 1만 30원, 2026년은 1만320원으로 매년 인상됐다.
 
'D-2 비자소지자'인 유학생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최저임금을 보장받는다. 그럼에도 A씨가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보장받지 못한 이유는 '비자'에 있었다. 현행 외국인 유학생(D-2 비자)은 학업이 본질이라는 전제하에 일정 시간(주간 최대 25~30시간)만 취업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 탓에 허용 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사례가 많지만, 사업주는 "신고하면 비자가 취소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이들에게는 하나의 '족쇄'가 된다. 이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최저임금 미준수와 같은 노동법 위반 문제를 쉽사리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편의점 진열대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고, 학업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하기가 마땅치 않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비자 취소가 두려워 요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A씨의 고용노동부 '임금체납' 진정 이후 A씨와 편의점주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앞으로 비자 받지 못하게 하겠다' '거스름돈 챙긴 것 절도로 신고하겠다'는 등의 B씨의 협박성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새벽 2시쯤 손님이 왔다가 5만 원권을 만 원권으로 바꿔 달라고 했다. 만 원이 네 장밖에 없어서 손님이 담배 한 개를 사고 남은 돈을 가지라고 했는데, 그것을 돈 통에 넣지 않았다고 절도범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일을 그만하고 싶어 퇴직금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주지 않자 신고하게 됐다"며 "졸업 후 한국에서 일하고 싶은데, 비자를 취소당할까 무섭고 지금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두렵다"라고 덧붙였다.
 
ㄱ편의점 본사 정도경영팀은 "(편의점주 B씨가) 최저시급을 미지급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차액과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정확히 산출해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ㄱ편의점 본사가 A씨에게 보낸 중재 관련 메일.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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