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표명說 정성호, 법사위 출석해 "새 술은 새 부대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가운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정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이후 처음 여야 법사위원들이 모두 참석한 전체회의에서는 정 장관의 사의 표명 배경과 검찰개혁 입법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됐다.

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귀국하면 직접 사의 표명할 것이냐'고 묻자 "외교 중에 법무부 장관 사의 문제가 관심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적 뜻을 받아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을 선언했고, 그것에 대한 제도적 장치로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만 하면 된다"며 "'검찰개혁'의 95%는 달성됐다고 보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정 장관을 향해 "더 큰 희생을 해야한다"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이 최근 일이 아니라는 점을 거론하며 검찰개혁을 흔들기 위한 보수 진영의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사의를 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관직을 유지하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문제점을 여당에 적극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한 정 장관을 향해 "산더미 같은 일이 남아 있는데 왜 할 일이 없다고 말하느냐"며 "의지가 없는 게 결국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무력감을 토로하는 게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어 "오히려 국회를 더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이) 이렇게 강하게 몰아붙여 날림으로 통과된다면 이재명 정부 몰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의 경우 개별법을 개정해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하더라도 사건을 자체 종결하지 않고 검찰에 송치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 대상 보완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정 장관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범위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며 "사기나 보이스 피싱 등 서민 대상 경제범죄도 다시 걸러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시 경찰 수사의 오류를 바로잡을 장치가 사라져 수사 공백과 피해자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맞섰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보완수사권은 처음 수사 단계에서 놓칠 수 있는 것을 다시 한번 걸러주는 2차적인 수사권"이라며 "인권 보장적 기능이 있는 것을 전면 폐지하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도 "보이스 피싱이나 다단계 같은 전문 사기범행은 사건이 복잡하기 때문에 보완수사권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충분한 논의 없이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때문에 합리적인 논의를 펼치지 않고 전당대회 이전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완성하려는 것 아니냐"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서 좀 더 책임 있게 여당 국회의원을 설득하고, 일방적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로 결론 난다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이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6건을 추가 상정해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들 법안은 앞서 소위에서 심사 중인 김용민·박은정안, 차규근, 김한규 의원안 등과 병합해 심사될 예정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 4건도 이날 함께 상정돼 법안소위로 넘겨졌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선관위 특검법을 모두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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