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멱살' 권영진과 헤어질 결심이라면

22대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기준에 불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았던 권영진 의원이 27일 국회 내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사과한 뒤 사무실을 빠져 나오고 있다. 권 의원 뒤에 배웅을 마친 정 원내대표가 사무실로 다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만을 품고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았던 권영진 의원에게 국민의힘이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27일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권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제명 등 최고의 징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결정에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권 의원과 '헤어질 결심'을 각오한 셈이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각오는 권 의원의 폭력 행위에 비춰 당연하다. 합리적 토론과 설득의 장이어야 할 국회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용납돼선 안 된다.
 
권 의원 징계 추진을 결정한 이날 윤석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나왔다.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관계와 비리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준 사실을 부인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다.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석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류영주 기자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해 윤석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큰 영향을 받는 쪽은 윤석열 보다 국민의힘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백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문제의 후보를 낸 정당은 국가가 보전해 준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할 금액은 376억 원이다. 국민의힘 전체 재산의 1/3에 해당하는 큰돈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헤어질 결심을 여전히 미루고 있다. 12·3 내란 계엄 이후 쏟아져 온 윤석열과의 절연 요구를 번번이 마다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당 대표가 부정선거론을 주창하는 등 윤 어게인 세력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윤석열 선거법 유죄 선고에 대해서도 '1심 판결일 뿐'이라며 애써 외면하고 있다.
 
폭력의 심각성을 따지면 윤석열이 권영진 의원 보다 수백, 수천 배 심각하다. 군 병력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국회를 무력화하려고 하는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물려 했다. 개별적 불만 표출 수준인 권 의원과 차원이 다르다.

더구나 윤석열은 이번 유죄 판결로 국민의힘에 엄청난 재산상 손해를 끼치게 된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에 이미 대선 패배라는 '정치적 손실'을 안겨 주었다. 국민의힘이 민주 정당이라면 윤석열과 헤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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