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학교, 계정 하나로 유료 AI 다 쓴다…'펜즈' 하반기 도입

계정 도메인 제각각…학교·학년 바뀔 때마다 '혼란'
'펜즈' 전면 도입…단일 계정으로 AI·클라우드 사용
유료 서비스 일괄 제공…"디지털 격차 줄일 것" 기대

'펜즈' 로그인 화면. 부산시교육청 제공

오는 하반기부터 부산 학교 현장에서는 유료 생성형 AI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의 아이디로 간편하게 쓸 수 있게 된다. 최근 AI 활용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늘고 있는 디지털 격차와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계정 도메인 제각각…학교·학년 바뀔 때마다 '혼란'

지난해 5월 부산국제고 재학생 김희린 양은 '부산 학생들에게 캔바(Canva) 계정을 지원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양은 수행평가나 동아리 활동에 그래픽 디자인 AI 플랫폼인 캔바가 전 세계 교육기관에 무료 배포하는 '캔바 프로'를 사용하려고 문의했다가 '승인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생 개인이나 개별 학교 단위로는 사용을 승인할 수 없고, 교육청이나 교육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김양은 '교육청이 캔바 프로를 지원해 달라'며 학생 제안을 제출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캔바 측에 사용을 신청했지만, 승인을 받아도 김양 계정에 사용 권한을 줄 수 없는 건 매한가지였다. 교육청이 사용하는 도메인은 'pen.go.kr', 김양이 쓰는 도메인은 'hs.kr'로 속한 계정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 도메인 현황. 부산시교육청 제공

이처럼 교육 현장에서 생성형 AI나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지금까지 생각지 못했던 여러 문제와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교육용으로 생성형 AI나 클라우드를 쓰는 학교들은 각자 개별적으로 계정을 관리하고 있고, 쓰는 도메인도 모두 다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년이 바뀌거나 전학을 갈 때마다 계정을 새로 생성해야 해 학습 데이터나 포트폴리오를 매번 따로 백업해야 한다. 계정 담당 교사들은 매년 학기 초에 전입이나 진학한 학생들 계정을 일일이 수동으로 생성하고 삭제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교직원 역시도 소속 학교가 바뀌면 학습 자료를 수동으로 백업하고 이주하는 불편을 겪는다.

'펜즈' 전면 도입…단일 계정으로 AI·클라우드 졸업까지 '쭉'

부산시교육청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 계정으로 AI와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는 '펜즈(PENZ)' 시스템을 9월 새 학기부터 전면 도입한다.
 
학생이나 교직원은 '교육디지털원패스'로 펜즈에 접속할 수 있다. 펜즈에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 등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 드라이브나 제미나이, MS 코파일럿,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는 물론 챗GPT, 김양이 요청했던 캔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초1부터 고3까지 하나의 계정만 쓰게 돼 학습 포트폴리오를 펜즈에서 12년간 중단 없이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교사는 나이스(NEIS) 학적 정보와 계정이 연동되는 만큼, 학기 초마다 수동으로 했던 학생 계정 관리 업무에서 해방된다. 행정직 공무원도 클라우드 계정을 부여받아 전보 발령이 나도 업무를 연속성 있게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료 서비스 일괄 제공…디지털 격차 줄어들까

무엇보다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는 유료 클라우드와 AI 서비스를 교육청이 일괄 제공하면서, 학생 또는 학교 간에 발생하는 디지털 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부산시교육청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료 서비스를 활용하는 학교들은 자체 정보화 예산 규모에 따라 구매해서 쓰는 서비스 종류나 개수가 제각각인 실정이다. 또 선호에 따라 학생 또는 교사 개인이 별도로 사용료를 결제해 쓰는 사례도 있다. 펜즈에 접속하면 사용 비율이 높은 플랫폼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어 이런 문제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구글 등에 유료 플랫폼 라이센스 비용으로 연간 12억 원을 지출할 예정인데, 공동구매 형태로 일괄 구매하면서 예산 절감 효과도 있었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제공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학생과 교직원 정보나 생성한 데이터는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부산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자체 서버에서 암호화해 관리한다. 펜즈 시스템 구축 비용 4억 원 가운데 자체 서버를 마련하는 데만 절반인 2억 원을 들였다.
 
부산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조은비 주무관은 "외부 클라우드를 쓰면 학생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개인정보는 자체 서버를 구축해 관리하기로 했다"며 "구글이나 MS 등에는 사용자 아이디만 넘어가며, 사용자 데이터는 정보원 서버로 들어오는 형태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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