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이사회가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합병 타당성 검토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BNK금융지주는 28일 공시를 통해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한 JB금융지주와의 합병 타당성 검토에 착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회신 시한인 다음 달 7일을 열흘 앞두고 서둘러 입장을 낸 대목이 눈에 띈다. 합병 논의가 길어질수록 조직 동요와 주가 변동성만 커진다고 본 계산으로 읽힌다.
'0.69주' 셈법으로 정면 반박
얼라인파트너스 앞서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NK금융과 JB금융의 통합 검토를 공개 제안했다.양사 이사회에 독립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글로벌 투자은행과 전략 컨설팅사를 자문기관으로 선임해 합병의 전략적·재무적 타당성을 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주주서한도 발송했다.
얼라인은 검토 착수 여부를 8월 7일까지 회신하고, 검토에 들어가면 결과와 실행 방안을 3분기 실적발표일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제안을 검토하지 않을 경우 주주권 행사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숫자를 들여다보면 BNK 이사회의 셈법이 분명해진다. JB금융의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로 BNK금융의 0.49배를 크게 웃돈다.
단순 시가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정하면 낮은 가치를 적용받는 BNK 주주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얼라인이 JB금융 지분 14.83%를 보유한 반면 BNK금융 지분은 1%대에 그친다는 점도 제안의 진정성 논란을 키운 배경이다.
지역 반발 확산…얼라인 다음 수순 주목
이사회 결정에 앞서 부산 지역 내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산은행지부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투기자본의 이익을 위한 BNK와 JB금융지주의 합병 타당성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고 이사회에 촉구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노조도 잇달아 입장문을 내고 지방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내세우며 검토 요청 철회를 요구했다.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와 사단법인 분권균형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얼라인의 합병 추진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해양수도권 구축이라는 국가 과제를 추진하는 시점에 지역금융이 단기이익 경쟁에 매몰되면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BNK금융지주 이사회의 결정으로 공은 다시 얼라인으로 넘어갔다. 얼라인이 예고한 주주권 행사가 현실화할 경우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2라운드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BNK금융의 소액주주 비중은 58.72%에 달해 표 대결 국면에서는 소액주주 표심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