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초읽기에 들어간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구살돼지) 각본과 연출을 맡은 허범욱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44세.
28일 '구살돼지' 배급사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허 감독은 지난 23일 불의의 화재사고로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새벽 유명을 달리했다.
빈소는 한강성심병원장례식장 특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0일(목) 오전 8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당초 다음달 5일 예정됐던 허 감독 작품 '구살돼지' 개봉은 잠정 연기됐다.
배급사는 "추후 개봉 및 관련 일정은 유가족들과 제작진이 마음을 추스른 뒤 다시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허 감독은 첫 장편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로 지난 2015년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대상을 수상하는 등 데뷔 때부터 국내외에서 주목받아왔다.
유작으로 남은, 고인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구살돼지'는 인간이 되려는 돼지 'H'와 짐승이 되려는 인간 정석의 생존 투쟁을 그린 하드보일드 지옥동화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인간성의 본질을 보여 준다.
이 작품은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모션 캡처 기술과 3D 블렌더 툴을 사용한 것으로도 이목을 끈다.
특히 안시·시체스·부천 등 전 세계 35개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지난 2024년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독창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
인디스토리는 "한국 애니메이션을 위해 열정을 바친 고(故) 허범욱 감독을 깊이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