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을 덮친 규모 7.1의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대형 쇼핑몰이 붕괴하며 사망자가 발생했고, 제지공장 굴뚝이 무너지면서 다수 직원이 고립되거나 연락이 두절됐다.
29일 NHK 및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이온몰'에서 밤샘 구조 작업 끝에 8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20대 여성 2명이 끝내 숨졌고,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나머지 부상자 5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쇼핑몰은 전날 오후 4시 27분쯤 지진이 발생한 직후 방문객 200여 명이 긴급 피난했으나, 이후 오후 6시쯤 폭발음과 함께 건물 지붕과 벽면 일부가 대규모로 무너져 내렸다.
피난 안내 후 복귀했다 화…LPG 누출 폭발·공장 붕괴 잇따라
현지 언론들은 고객 피난 안내를 마친 매장 직원들이 내부로 복귀했다가 화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LPG(액화석유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지대 피해도 잇따랐다. 야쓰시로시에 있는 일본제지 공장에서는 거대 굴뚝 일부가 무너지며 2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고, 현재 직원 9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구마모토현 경찰은 현재까지 지역 내 가옥 붕괴 12건, 출입구 파손으로 인한 갇힘 신고 4건 등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정전·단수에 병원 치료 차질…33도 폭염 속 구조 난항
인프라 마비로 인한 현지의 불편과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지진 여파로 4만 8천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고, 약 14만 가구가 단수 피해를 겪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정전으로 인해 몰려드는 부상자 치료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구마모토현 내 4만 6천여 가구(주민 9만 2천여 명)를 대상으로 최상위 피난 권고인 '긴급안전확보' 조치가 발령됐으며, 460여 곳의 피난소에 4700여 명이 대피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구마모토현 전역에는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예보돼 어둠과 추가 붕괴 위험 속에서 진행되는 밤샘 구조 및 복구 작업에 한층 더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대한민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의 인명 피해는 없다"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피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