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에 고전 700권' 전자책 앱…이번엔 AI 번역 논란

사전 고지 없이 AI 활용 인정…기존 결제자 전액 환불 공지

전자책 구독 서비스 앱 '책도둑' SNS에 올라온 입장문

고전문학 전자책 수백 권을 저렴한 가격에 평생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 전자책 앱이 인공지능(AI) 번역을 활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출판계에 따르면 전자책 앱 '책도둑'은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국내외 고전문학 작품을 전자책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1만9800원을 결제하면 '일리아스', '걸리버 여행기' 등 고전문학 전자책을 평생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해 왔다.

현재 앱에 올라온 작품은 700권을 넘고, 이용자는 10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운영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유료 회원권 가격을 4만9천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지한 상태였다.

논란은 서비스 출시 뒤 빠르게 늘어난 작품 수와 번역 품질을 두고 이용자들이 AI 번역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운영사는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지를 통해 "AI를 사용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운영사는 "AI 번역 쓴다고 대충 안 만든다"며 "명문대생들 집단 지성으로 샅샅이 다듬고 검수해서 최고 수준으로 뽑아냈다"고 해명했다.

이용자들은 AI 활용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결제 화면과 이용약관, 앱 내부 안내 어디에도 AI 번역 활용 고지가 없었다며 "AI 번역 책인 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출판계에서도 문학 번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AI 활용 여부를 독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학 번역은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문화적 맥락과 문체, 정서를 옮기는 작업인 만큼, AI 활용 여부가 구매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논란이 커지자 운영사는 사과문을 내고 지난 27일 이전 결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환불 신청 시 전액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모든 서비스 채널과 콘텐츠에 AI 활용 여부와 번역 과정을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현행법상 AI를 활용한 출판물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지 의무가 곧바로 부과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AI를 쓰지 않은 것처럼 홍보했거나 소비자가 오인할 만한 설명을 했다면 기망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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