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조선과 방산, 우주항공 등 국가 핵심 제조업이 몰려 있는 지역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도는 2035년까지 국비·도비·민간투자를 합쳐 21조 원이 넘는 투입해 '피지컬 AI 글로벌 1강' 전략을 실행(4대 전략·12대 추진과제·55개 세부사업)에 옮기겠다고 29일 밝혔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이나 기계와 결합해 현실 세계를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기술로,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AI 데이터센터와 함께 이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지정했다.
경남도가 승부수를 던진 배경에는 '데이터'가 있다.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경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3천여 개 스마트공장을 보유한 만큼, 설계부터 부품·가공·조립·시험까지 제조 모든 과정에서 나오는 현장 데이터로 AI 모델을 실증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우선 1조 2천억 원을 들여 자율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는 기술개발·실증체계를 구축한다. 제조 현장을 거대한 연구실로 활용하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제조 피지컬 AI 개발·실증 사업이 대표적으로, 5년간 6763억 원이 투입돼 2035년까지 실증기업 200곳을 키운다는 목표다.
제조업의 AI 전환을 돕고 로봇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데는 2조 1천억 원을 투자한다. 창원을 거점으로 로봇 시제품을 만들고 검증하는 '로봇 파운드리'와 로봇이 실제 제조 현장을 학습하는 '로봇 훈련소'도 조성할 계획이다.
가장 많은 예산이 몰린 곳은 데이터센터·통신 인프라 확충으로, '경남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고자 민간 자본을 포함해 17조 3290억 원을 투입한다.
창원 팔용동에 조성 중인 '경남 제조 AI 데이터센터'는 오는 9월부터 도내 중소기업에 24시간 개방된다. 한화그룹은 창원 성주동에 4천억 원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고, 2035년까지 10조 원 규모의 방산 AIDC(방산 전용 AI 데이터센터)에 추가로 투자한다.
이와 별도로 팔용동에는 국내 최초 100MW급 방산 AIDC도 1조 6천억 원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사천과 함양에도 각각 1조 원대 데이터센터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 6곳 이상 유치가 목표다.
인재 양성에도 힘을 싣는다. 도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AI 중심대학, ICT(정보통신기술) 이노베이션 스퀘어 등을 통해 매년 3천 명 이상의 AI 융합 인재를 길러내, 2035년까지 3만 명 이상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남도는 이번 전략이 본격화하면 연간 6조 7천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팩토리 500곳, 로봇 체계기업 30곳, AI 솔류션기업 1천 곳 등을 달성해 제조 현장의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 고부가치 산업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남도 이미화 산업국장은 "경남은 국내 최고의 제조 경쟁력과 풍부한 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지컬 AI 시대를 가장 먼저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라며 "기술 개발부터 실증, 인재양성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