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붕괴로 1위에서 3위까지 추락한 '디펜딩 챔피언' LG. 모처럼 선발 투수의 호투 속에 승리한 가운데 메이저 리그(MLB) 통산 112승의 베테랑 거물급 우완의 합류로 분위기 쇄신과 반등을 노린다.
LG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최근 1승 9패 침체 속에 얻은 귀중한 승리다.
우완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가 7이닝 7탈삼진 6피안타 3실점 호투를 펼쳤다. LG로선 지난 3일 라클란 웰스의 6이닝 1실점 이후 25일, 14경기 만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다. 그만큼 LG 선발진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LG는 이날 새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39)가 처음 선수단에 합류했다. 카라스코는 LG가 지난해 1선발 요니 치리노스를 대체한 불펜 약셀 리오스를 방출하고 데려왔다. 2017년 18승으로 MLB 다승왕에 오른 카라스코는 역대 KBO 리그 외인 중 MLB 최다승을 자랑하는 거물로 17시즌 통산 연봉만 해도 8500만 달러(약 1250억 원)가 넘는다.
다만 카라스코는 올해 애틀랜타에서는 빅 리그 등판이 8경기였다. 모두 불펜으로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했는데 마이너 리그 트리플A에선 8경기(선발 6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55의 성적을 냈다.
전성기를 지났지만 카라스코의 풍부한 경험과 여유에 기대를 건다. LG 염경엽 감독은 카라스코에 대해 "구속은 140km 후반에서 150km까지는 나오는데 제구력, 변화구는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 같다"면서 "구종이 다양하고 경험이 많아 치리노스의 상위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마무리 손주영도 반색했다. 이날 9회 등판해 2점 차 승리를 지켜 20세이브를 달성한 손주영은 카라스코에 대해 "MLB 112승을 해서 그런지 사람이 여유롭고, 확실히 잘 할 것 같다"면서 "선발진과 불펜진의 스케줄이 다르지만 지켜보고 궁금한 걸 물어보겠다"고 밝혔다.
카라스코도 한국 무대에 설렌 표정이다.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카라스코는 "커리어에서 이런 기회가 있다는 걸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LG가 저를 필요하다고 어필해 기쁘게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KBO를 경험했던 친구들이 KBO 리그를 소개해줬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는데 친구는 다름아닌 LG에서 뛰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애덤 플럿코다. 친구들을 통해 들은 KBO 리그에 대해 카라스코는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1회부터 9회까지 멈추지 않고 응원하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 추억으로 남았는지 말해줬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경험을 LG 구단에 전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카라스코는 "23년 동안 프로 선수로 활약하며 많이 배웠다"면서 "어린 선수에게 노하우를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게 야구의 매력인데, KBO에서 그런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 장점은 타자들을 공부하는 걸 좋아한다는 점"이라면서 "상대 타자들이 제 투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파악하고, 지금까지 커리어를 이어오며 배운 투구를 보여드릴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려한 경력과 현재 LG 선발진의 침체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카라스코는 "긴 커리어 동안 부담감 속에서도 어떻게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팬들의 기대는 부담이 아닌 '설렘'이고 시즌 중에는 오르내림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 팀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선발진 난조 속에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LG. 톨허스트의 호투 속에 합류한 카라스코가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해줄 수 있을까. 카라스코는 오는 8월 1일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