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멈춘 낙태법…다시 불붙은 '미프진' 논쟁

지난 5년간 임신중지 약물 온라인 거래 3천 건 넘어
이재명 대통령 "방치 무책임" 대책 주문
교계·의료계 등 법적 기준 없는 허용 우려
"합법화와 조장함, 동의어 아냐"
"낙태 고민하지 않도록 교육 측면부터 고민해야"



[앵커]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의 국내 도입 논쟁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가운데 기독교계는 생명권 보호가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채 약물 도입만 서둘러선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7년째 반복되는 미프진 논쟁의 핵심 쟁점을 짚어봤습니다.

장세인 기잡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가 핵심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먹는 임신중절약 '미프진'.

현재 미프진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고, 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87%가 제도권 안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아직 사용할 수 없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식약처는 임신중지 관련 법률과 제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후속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고, 7년째 제도 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면서 멈춰 있던 논쟁도 다시 시작됐습니다.

태아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낙태를 반대해온 기독교계는 법적 기준 없이 약물부터 허용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성민 교수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사의 재량에 따른 약물낙태 시 일관성 있는 합리적 기준의 부재로 인해서 의료사고 등 책임문제가 발생하는…"

약물 도입에 앞서 임신 주수 기준이나 진료지침 등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입법 공백이 길어질수록 여성들이 불법 유통으로 내몰리는 만큼, 반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단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정품약을 약 15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유통 경로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약물이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임신 12주 이후에는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한데도, 불법 거래에서는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구매가 가능해 안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소영 교수 / 강남대 기독교학과, 기독교사회윤리학자
"오히려 음행화 됐을 때 행하는 사람들의 죄책감이 점점 더 커질 수 있고, 교회로부터 오히려 멀어질 수도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위험에 더 노출될 수가 있는 거죠. '합법화'라는 것의 의미가 '조장함'하고 동의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저희가 한번 사유해봐야 하는 지점이 많다…"

일각에서는 낙태약이 유통되면 피임의 대체수단처럼 인식돼 여성에게 책임이 더 가중되는 사회적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약물 도입 이전에 생명존중 교육 정책부터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인터뷰] 함수연 회장 / 프로라이프
"낙태를 고민하지 않도록 사전에 임신이 안 되게 하는 성교육의 측면, 또는 피임 교육의 측면 이런 쪽으로 국가가 조금 더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국회가 손을 놓은 사이 지난 5년 동안 식약처가 적발한 임신중지 약물 온라인 거래는 3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불법도 합법도 아닌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 모두 사각지대에 놓인 만큼, 이제는 책임있는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정용현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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