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두 건이 나란히 등장했다.
재판부는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이 대통령 사건의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윤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핵심 법리로 받아들인 반면, 이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2020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사안이 다르다며 적용하지 않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서 대법원의 올해 5월 1일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 판결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결정으로, 현재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해당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하며 허위사실 공표 여부는 일반 선거인이 표현을 접했을 때 받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의미는 후보자나 법원이 아닌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며, 허위 여부 역시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내용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발언의 의미를 확정할 때도 개별 문장을 사후적으로 분석하기보다 발언 당시의 상황과 전체적인 맥락을 토대로 일반 선거인이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한 발언은 모두 일반 선거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이 무죄 근거로 제시한 2020년 이재명 대통령의 친형 강제입원 의혹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후보자 토론회에서의 질문과 답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알리려는 의도가 인정되지 않으면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판결을 인용하며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는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유포하려는 의도 아래 일방적으로 발언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판례는 후보자 간 TV토론을 전제로 한 법리라며 이 사건과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사 관련 발언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고, 건진법사 관련 발언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것으로, 참여 기회와 발언 시간이 균등하게 보장되는 후보자 토론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변호사 관련 발언이 이뤄진 토론회는 명칭이 '토론회'이기는 하나 피고인만이 후보자로 초청되고, 언론인으로 구성된 토론자(패널)들의 질의에 피고인이 답변하는 형식이었다"며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