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은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국회가 본격적인 검증에 나선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30일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운영 파행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적절성을 집중 추궁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당초 이번 청문회는 이달 2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여야 간 원 구성 협상 지연 등으로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최종 확정됐다.
이번 청문회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조기 탈락 후폭풍으로 촉발됐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제압했으나, 이어진 멕시코(0-1 패)와 남아프리카공화국(0-1 패)과의 경기에서 연달아 무너지며 1승 2패, 조 3위에 그쳐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문체위는 성적 부진의 원인 규명과 함께, 선임 당시 절차적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됐던 감독 선임 과정 및 협회 내부 의사결정 구조 전반을 상세히 검증할 계획이다.
이미 축구협회 수뇌부는 이번 참사의 책임을 지고 해체된 상태다. 홍 전 감독은 대회 탈락 직후 사퇴했고,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역시 지난 6일 사임했다. 이후 문체부 주도로 출범한 '케이(K)-축구 혁신위원회'가 선거 제도 개선을 포함한 개혁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문체위는 이번 청문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종합 논의할 방침이다.
청문회 핵심 관심사는 파행의 주역으로 지목된 핵심 인물들의 입이다. 증인으로는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 이용수 부회장,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김승희 전무이사 등이 출석한다. 지난 6일 사퇴한 정 전 회장은 사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며, 사퇴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도피 논란'을 빚었던 홍 전 감독도 최근 귀국해 출석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일부 핵심 증인과 참고인들은 대거 불출석한다. 감독 선임에 깊이 관여한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현 캄보디아 나가월드 테크니컬 디렉터)와 북중미 월드컵 지원단장이었던 박항서 전 부회장(현 태국 깐짜나부리 파워 FC 감독)은 해외 취업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전 이사 측이 타진한 법률대리인 대리 출석도 상임위 차원에서 불허됐다.
아울러 참고인으로 채택된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이영표, 박주호 혁신위원 등도 이미 불출석 의사를 밝히거나 사유서를 제출했다. 참고인 명단에 오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역시 참고인 특성상 강제 출석 의무가 없어 실제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